(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간밤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국고채 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커플링 현상이 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시장참가자들은 이런 디커플링 배경으로 국고채 발행량 증가로 인한 수급 부담과 통화정책 기대 차이, 미국 국채의 글로벌 안전자산 지위 등을 꼽았다.

신종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시아장에서 중국발 이슈가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 선행해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최근 미국 2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서로 방향성이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19-7호 금리(빨강)와 미국 국채금리 2년물 금리(검정) 차트>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이후 전염병 확산 추이를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금리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한미 금리 움직임은 나뉘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국고채 단기물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함께 올라가면서 코스피 등 증시는 연동하고 있지만 국내 금리는 연동하지 않는 모습이다"며 "미국은 당장 통화정책을 금리 동결로 보고 있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2월이나 4월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한미 채권금리가 디커플링을 보였던 데 반해 코스피는 미국 주식시장 강세에 연동해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70.04포인트 급등했다.

한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서로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10년물 19-8호 금리(빨강)와 미국 국채금리 10년물 금리(검정) 차트>



국고채는 장기 구간을 중심으로 발행량 증가 등 수급 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강세가 제한적이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4일 국고 30년물 입찰 이후 2거래일 연속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와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내 시장은 원래 미국장에 많이 연동됐지만 지금은 다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좀 더 하락해야 할 테지만 수급 쪽 이슈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가 많이 내려왔지만 국내 금리도 더 내려와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국채는 국고채와 달리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만큼 일부 추가적인 강세를 반영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입찰 부담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코로나 사태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제한적일지라도 글로벌 안전자산이라는 점에서 미국채 금리를 끌어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이슈가 발생할 때 같은 아시아장에 속한 국내 채권시장이 관련 내용을 먼저 선반영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전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 흐름이 미국 시장에 선행해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조 연구원은 "아시아장 흐름이 미국 장의 시초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며 "미국 이슈라면 미국에서 먼저 반영된 뒤에 아시아로 전해지겠지만 신종 코로나 뉴스 플로우가 중국에서 시작한다면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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