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비교하는 것은 솔깃하겠지만 위험하다며 2000년대 초와 지금은 경제적 배경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적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BoA의 이던 해리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사스는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와) 유사성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는 "신종 코로나 국면과 사스 사태는 완벽하진 않지만, 설득력 있는 역사적 유사성을 띤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라며 "우리는 사스 사태가 유용하기보단 오히려 사람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oA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이 사스가 발발한 2003년 초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결정적 차이다. 2002년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국제 경제의 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비중이 16%까지 늘어났다.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 또한 2000년대 초와 다르다.

해리스는 2000년대 초에는 중국 경제가 투자를 밑거름으로 성장했지만, 오늘날에는 소매판매와 소비를 주 동력원으로 삼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생산성 둔화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지난 20여년간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더 이동이 잦아져 보건 위기에 더 약해진 상태다.

해리스는 "무엇보다 2000년대 초와 달리 중국 정부는 재빠르게 대책을 내놓고 사람들을 격리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경제적 관점에서 질병 사망자 수나 확진자 수가 아니라 격리됐다는 그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설립자도 사스 때와 비교해 지정학적 배경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콜라스는 "2003년 사스 창궐 때 미국과 전 세계 증시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현재와 비교하는 것은 의미 없다"며 "당시 투자심리를 실제 좌우한 것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미 일부 기업은 신종 코로나로 실적이 타격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언더아머는 신종 코로나로 1분기 매출이 6천만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스브로 또한 이번 사태의 잠재적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하는 게 어렵다고 밝혔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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