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국내 생명보험사의 금리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보사 금리위험에는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에 따른 순자산가치 변동과 역마진 등이 있습니다. 생보사 입장에서 금리위험이 커지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재무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생보사 5곳의 금리위험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 시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생명은 다른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금리 역마진 문제를 안고 있다.



◇ 듀레이션갭 1.02년…"실제 부채 듀레이션은 더 길 것"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삼성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8.41년이다. 부채 듀레이션은 7.40년이다.

이에 따라 듀레이션갭은 마이너스(-) 1.02년을 나타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듀레이션갭이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래서 듀레이션갭을 절댓값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자산 듀레이션 중에서 채권 듀레이션은 10.00년이다.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각각 10.06년, 11.47년을 기록했다. 대출 듀레이션은 4.13년을 나타냈다.

부채 듀레이션 중에서 금리확정형 부채 듀레이션과 금리연동형 부채 듀레이션은 각각 12.78년, 5.70년이다.

삼성생명은 자산이 부채보다 듀레이션이 길다. 이때 보험사 금리위험은 자산·부채 만기구조 차이로 발생하는 손실위험을 의미한다. 부채 평균만기가 자산 평균만기를 밑돌면 금리 상승 시 순자산 가치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대신 삼성생명은 다른 생보사보다 운용자산수익률을 높이기가 용이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압력이 다른 보험사보다 낮다"며 "따라서 고이원 자산을 확보해 보유이원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면 초장기채 등을 매입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해야 한다"며 "하지만 초장기채 수익률은 낮은 편이고, 이 때문에 초장기채를 사들이면 ALM을 할 수 있으나 운용자산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자산 듀레이션이 길면 수익률이 높고 듀레이션이 짧은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생명의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금융당국 감독기준에 따라 산출된 것이라 실제 부채 듀레이션은 이보다 훨씬 길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다른 애널리스트는 "부채 듀레이션이 금융당국 감독기준에 따라 산정된 것"이라며 "실제 부채 듀레이션은 이보다 훨씬 길고, 이 때문에 생보사 입장에서 자산·부채 만기를 맞추기가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는 2022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증가로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생보업계 1위'도 피해갈 수 없는 금리 역마진 문제

삼성생명은 또 부채 부담금리가 운용자산수익률보다 높은 금리 역마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준비금 평균잔액은 223조9천152억원이다. 준비금 평잔은 순보험료식 보험료적립금과 미경과보험료, 계약자배당준비금을 더한 값의 월 평균 잔액을 말한다.

준비금 평잔을 보험별로 구분하면 생존보험 77조1천146억원, 사망보험 79조9천383억원, 생사혼합보험 11조4천315억원, 단체보험 9천503억원, 기타 54조4천804억원이다. 이들 보험 비중은 각각 34.44%, 35.70%, 5.11%, 0.42%, 24.33%다.

이들 보험이 부담해야 할 금리인 부리이율은 각각 4.34%, 4.66%, 2.95%, 3.92% 등이다. 이에 따라 합계 부리이율은 4.40%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은 3.65%다. 운용자산이 총 227조2천270억원인데 유가증권, 대출, 현·예금 및 신탁, 부동산 및 기타로 구성된다.

이들 자산의 잔액은 각각 46조8천944억원, 174조3천739억원, 1조7천550억원, 4조2천37억원이다. 이들 자산의 운용수익률은 각각 4.25%, 3.42%, 0.82%, 7.71% 등이다.

보험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삼성생명 준비금 평잔 부리이율이 운용자산수익률보다 높다"면서 "이런 금리 역마진은 보험사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자소득자산 기준으로 역마진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 부채 부담금리는 4.34%다. 변동금리형과 고정금리형 부채 부담금리는 각각 2.94%, 6.49%다.

반면 이자소득자산 보유금리는 3.43%다. 채권이 3.04%, 대출이 4.45%다. 이에 따라 이원차 마진율은 -91bp를 나타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준비금 평균잔액의 부리이율은 보험료적립금, 미경과보험료, 계약자배당준비금을 더한 값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라며 "반면 이자소득자산 기준에서 부채 부담금리는 보험료적립금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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