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달러어치 환매 요청 쇄도

수수료 인하 등으로 유출 차단 노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스위스계 은행인 UBS그룹의 200억달러 구모 대표 부동산 펀드가 환매 요청이 시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UBS의 대표 부동산 펀드인 '트럼불 프라퍼티 펀드(Trumbull Property Fund)'는 70억달러 규모의 환매 요청에 직면한 상태다. UBS는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유지할 경우 수수료를 낮춰주거나 신규 투자에는 운용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펀드 환매 요청이 늘어나면 자금 유출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약 운용사가 환매 요청에 응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현금을 창출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부동산 매각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펀드 상환에 적체가 발생하고 이는 다시 펀드의 매각 압박을 높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노리 리에츠 교수는 "환매 행렬이 생기면 투자자들은 종종 행렬에 동참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들이 마지막 행렬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사는 환매 요청 시기와 상관없이 지분 규모에 따라 환매 요청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환매 요청을 한 캔자스공무원퇴직연금(KPER)은 지난달 트럼불 펀드에서 일부 자금을 환매할지를 두고 표결을 진행했다.

트럼불 펀드는 1978년 설정된 것으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부동산 펀드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코어 펀드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사모 형태의 부동산 펀드들과 달리 대다수의 대형 코어 펀드들은 개방형이며 만기가 없다.

트럼불 펀드를 비롯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코어 펀드들은 금융위기 이후 인기를 끌었다.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실질 수익률이 역사적 평균치로 떨어지면서 트럼불 펀드의 인기가 사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JP모건의 전략부동산 펀드(Strategic Property Fund) 등 다른 부동산 펀드들도 자금 유출에 시달리고 있지만, 트럼불 펀드의 타격이 가장 크다는 게 저널의 설명이다.

트럼불 펀드는 지난 12개 분기 중에서 11개 분기 동안 벤치마크 지수 대비 낮은 성과를 냈다.

실제 2018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해당 펀드의 순수익률은 마이너스(-) 0.63%로 집계됐으나 벤치마크 지수인 NCREIF NFI-ODCE지수는 5.46% 올랐다.

트럼불은 미국 전역 쇼핑몰에 투자하고 있으며 많은 쇼핑몰이 소매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트럼불의 소매 부동산 비중은 18%에 달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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