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 거시지표 악화가 카드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6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12.6% 감소했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에도 3천4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0.3% 줄어든 선에서 방어한 데는 내실 경영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4분기 실적은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 IFRS9이라는 새로운 회계제도가 시행된 이후 카드사들은 충당금 설정 방식을 변경했다. 기존 발생 손실모형에서 기대신용손실모형으로 변경한 것이다.

기대신용손실모형에는 카드사별로 미래의 경기 전망이 포함돼 한국은행의 경기 전망치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삼성카드는 한국은행에서 매해 4분기에 내놓는 다음 해 경기 전망치를 충당금 적립의 주요 변수로 인용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2019년 경제성장률을 2.0%, 2020년 경제성장률을 2.3%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예측한 대로 2.0%에 그칠 경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8년 4분기 경제 전망을 통해서는 2019년 2.7%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의 전망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0.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올해 성장률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 3분기 말 충당금 적립액 6천55억원에서 4분기 말에는 6천384억원으로 329억원 늘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률이 상향돼 추가 충당금이 발생했다"며 "이는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대손율 상승이었다"고 분석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4분기 977억원의 당기순이익에 그치며 전기대비 30.1% 감소한 것 역시 이러한 대손충당금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카드사들도 영업 요인 이외에 충당금 적립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카드사별로 4분기 충당금 적립요인은 경제성장률 외에 소비자물가지수, 코스피 등 다양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미래경제 전망에 따른 충당금 요인은 다를 수 있다"며 "충당금 적립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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