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중앙은행 당국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도 평가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이틀간의 의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중국 기업들의 업무 중단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도 이번 사태가 관광, 수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쳐 미국의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우리는 꽤 이른 시기에 경제지표에서 그에 따른 영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는 것은 너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초래된 차질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이며 실질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준 당국자들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상황이 크게 악화해 미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시작되면 완화책을 생각해야 한다"라면서도 "현재 그 시점에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앞서 중국의 코로나 사태는 글로벌 무역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여전한 불확실한 요인이며, 무역 불확실성 감소가 미국 경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도 확실치 않다고 진단했다.

전날 금리를 동결한 스웨덴중앙은행도 신종 코로나 사태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로서는 경제적 영향을 완전히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작년 무역전쟁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떠받쳤다. 올해 중국과 미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으로 무역전쟁 우려는 크게 경감됐으나 신종 코로나로 글로벌 경제는 새로운 악재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지난해 8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던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전날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어려움이 보험성 금리 인하를 촉발할 정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드리안 오어 뉴질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자국 경제에 단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는 3월까지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 자제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공급망의 허브로 당국의 검역 강화로 많은 공장이 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사스 때와 달리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중앙은행 당국자들은 이번 사태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7시 5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