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미국 증시 랠리를 꺾지 못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주춤하는 듯했던 미국 증시는 다시 내달리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29,568선까지 고점을 높였다. 30,000선이 가시권이다.

나스닥지수는 9,700선으로 10,000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S&P500 역시 3,500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다우지수의 마디지수 돌파는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2016년 11월 22일 처음으로 19,000선을 뚫었던 다우지수는 이후 42일 만에 20,000선 시대를 열었다. 21,000선까지는 24일, 22,000선까지는 107일, 23,000선까지는 54일, 24,000선까지는 30일, 25,000선까지는 23일이 걸렸다.

2018년 1월 4일 25,000선을 처음 돌파한 뒤 다우지수는 8일 만인 1월 17일에 26,000으로 뛰어올랐다. 27,000선까지는 비교적 긴 372일이 걸렸지만, 28,000선은 90일 만에 이뤄냈다. 28,000선을 처음 뛰어넘은 지난해 11월 16일은 2019년의 11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 기록도 세운 날이다.

이후 2개월여만인 1월 16일 다우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이란과의 물리적 충돌 우려 완화로 29,000선도 뚫었다. 이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다우지수는 28,000대로 밀려났지만, 다시 29,000선대 중반까지 올랐다.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의 막이 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으로 미국 증시 호황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44일 동안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4개의 1조 달러 기업이 있다. 1조 달러 클럽인 MAGA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MAGA는 이들 4개 기업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월가에서도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기준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1조4천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1조3천900억 달러, 아마존은 1조700억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조30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주가 사상 최고치 행진과 함께 '주식시장'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트럼프 트윗은 지금까지 133건에 달하고 있다.

앞서 29,000선을 장중 돌파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에 당선 이후 3년 동안 다우지수가 11,000포인트 올랐다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적'인 연준만 없었다면 10,000포인트 더 올랐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수가 여기까지 온 데는 연준의 역할이 컸다.

연준은 지난해 3번의 금리를 인하하는 등 완화적인 정책으로 빠르게 돌아섰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장기간 확장한 경제에 대해 매우 우려했지만, 재빨리 경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시각으로 턴어라운드했다.

지금도 경제 위험을 거론하며 인상보다는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필요할 경우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란 확신에 차 있는 상태다.

일부에서는 다우지수 30,000선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훨씬 더 많은 기업을 담고 있는 S&P500과 달리 다우지수는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실제로 행복한 사람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백분율 관점에서도 29,000에서 30,000까지 여정을 앞선 마디지수와 비교하기 어렵다. 지수가 1,000에서 2,000으로 오르려면 100% 상승해야 하고, 9,000에서 10,000까지 가려면 11% 상승해야 하지만, 29,000에서 30,000까지는 3% 정도만 오르면 된다.

뉴잉글랜드 인베스트먼트의 닉 자코마시크 설립자는 "다우 30,000은 아마도 15년 동안 지속한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디지수가 반드시 의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우지수 30,000선이 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 강세론 열광(bullish enthusiasm) 심리가 생겨날 수 있다. 최고가 랠리에서 소외당할지 모른다는 'FOMO' 심리는 더 조급해질 수 있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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