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생명 부채 듀레이션은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전문가는 금리 하락 시 한화생명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듀레이션갭 확대로 금리 리스크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자산수익률 하락 폭이 부채 부담금리 하락 폭보다 커서 금리 역마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듀레이션갭 1.07년…갭 확대에 금리 리스크↑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자산 듀레이션은 8.23년, 부채 듀레이션은 9.84년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듀레이션갭은 1.07년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자산 듀레이션-부채 듀레이션)*(부채금액/금리부자산금액)'으로 듀레이션갭을 구했다.

갭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 듀레이션갭은 2015년 0.63년, 2016년 0.62년, 2017년 0.42년, 2018년 0.83년, 지난해 3분기 1.07년을 기록했다.

갭이 크게 확대된 시점은 2018년이다. 자산보다 부채 듀레이션 확대 폭이 컸기 때문이다. 부채 듀레이션은 2017년 7.69년에서 2018년 9.28년이 됐다. 같은 기간 자산 듀레이션은 6.98년에서 8.14년으로 확대됐다.

듀레이션갭 확대로 금리위험이 커졌다. 부채 평균만기가 자산 평균만기를 웃돌면 금리 하락 시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금리가 하락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생명 입장에서 갭 확대는 골칫거리인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권의 한 전문가는 "듀레이션갭법은 금리 변동과 자산·부채가치 간의 선형적 관계를 가정한다"며 "그러나 실제 두 변수는 볼록한 비선형 관계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갭이 없더라도 보험사마다 볼록성, 자산·부채가치 변동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에 금리위험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이에 금융당국은 갭이 없는 경우에도 금리위험에 관한 최저 요구자본을 보험사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볼록성은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을 말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한화생명 지급여력(RBC) 비율은 224.8%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라고 규정한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 금리 역마진도 확대…운용자산수익률 하락 폭 더 커

한화생명은 금리 역마진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준비금 평균잔액은 101조9천738억원이다. 준비금 평잔은 분기 말 순보험료식 보험료적립금과 미경과보험료, 계약자배당준비금을 더한 값에서 해약공제액을 뺀 결과의 단순평균을 의미한다.

보험별 준비금 평잔은 생존보험 25조8천981억원, 사망보험 39조3천566억원, 생사혼합보험 10조7천592억원, 단체보험 6천314억원, 기타 25조3천286억원 등이다. 이들 보험 비중은 각각 25.4%, 38.6%, 10.6%, 0.6%, 24.8% 등이다.

보험 부리이율(부담금리)은 각각 4.29%, 5.06%, 3.15%, 5.44% 등이다. 합계 부리이율은 4.54%를 기록했다.

반면 운용자산수익률은 부채 부담금리를 밑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운용자산수익률은 3.31%다. 운용자산에는 대출, 유가증권, 현·예금 및 신탁, 부동산 등이 있다.

이들 운용자산의 기말 잔액은 대출 21조5천406억원, 유가증권 68조5천920억원, 현·예금 및 신탁 3천540억원, 부동산 3조4천893억원이다.

운용자산 비중은 각각 22.92%, 72.99%, 0.38%, 3.71%를 기록했다. 운용자산수익률은 각각 4.85%, 2.99%, 0.64%, 2.71%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 역마진은 심해지고 있다. 실제 운용자산수익률과 부채 부담금리 차이는 2017년 마이너스(-)89bp, 2018년 -95bp, 작년 3분기 -123bp를 나타냈다.

2017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부채 부담금리가 21bp 하락할 때 운용자산수익률 하락 폭은 55bp를 기록한 결과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상장 생보사 중에서 한화생명 금리위험이 가장 크다"며 "한화생명은 부채 평균만기가 자산 평균만기보다 길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해야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감독기준에 따라 산출된 부채 듀레이션보다 실제 부채 듀레이션이 더 길기 때문에 한화생명은 자산·부채 만기를 맞추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며 "고금리 보험계약을 정리해 금리 역마진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문제없이 금리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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