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투자자들이 한때 기피해왔던 그리스 국채로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신용등급이 거의 10년 만에 투자등급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이날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역대 최저인 0.980%로 하락했다. 수익률은 처음으로 1%를 밑돌았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작년 초 10년물 금리가 4% 내외에서 움직이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그리스 주가지수도 지난 한 해 50% 가까이 오르는 등 그리스 자산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작년 4월 유로존이 그리스에 약 10억유로 규모의 부채를 탕감해주고, 7월에 경제 개혁을 약속한 친기업 정권이 들어서는 등 호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한 것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화했다.









<그리스 국채 만기별 수익률 추이>

유니크레딧의 루카 카줄라니 선임 픽스드인컴 전략가는 "2년 전엔 장기적 국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지만, 지금은 시장 우려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피치는 지난달 그리스의 정치적 안정, 경제 성장, 재정 등을 이유로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로 올렸다.투자가능등급보다는 두 단계 낮다.

피치는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21년에 161%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 2018년 181.2%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도 등급 상향 조정에 동참할 경우 그리스 국채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양사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B1', 'BB-'로 부여하고 있다. 이는 투자등급보다 각각 세 단계, 네 단계 낮은 수준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호르헤 가라요 선임 금리 전략가는 "좀 더 길어질 수 있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라요 금리 전략가는 투기등급인 그리스 국채가 투자등급으로 올라가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CB는 작년 말부터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독일, 프랑스, 벨기에, 아일랜드 등 기타 유럽국가의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점도 그리스 국채가 유럽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알파트러스트의 디미트리스 달리피스 픽스드인컴 대표는 최근 발행된 15년물 그리스 국채 거래에서 85%가량이 해외 투자자였다고 귀띔했다.

달리피스 대표는 "현재 많은 자금이 매우 적은 기회를 쫓고 있다"며 그리스가 여러 면에서 나아진 점과 투자 대안이 마땅하지 않은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챤 갈리 선임 전략가는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요건인 부채 비율 축소를 앞으로도 잘 이행해갈 것이라며, 그리스는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사랑받는" 투자처였다고 표현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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