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강력한 규제로 집값이 서서히 안정화하고 있다고 자평하던 정부가 '풍선효과'로 일부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자 다시 추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한 주 만에 2% 넘게 오른 수원과 용인, 성남(수용성)의 집값 상승세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국지적 상승세를 엄중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장 불안이 확산할 경우 규제지역 지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수원시 권선구의 아파트값이 2.54% 올랐고, 영통구 2.24%, 팔달구가 2.15% 올라 상승폭이 지난주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수용성'은 12·16 대책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신분당선 등 교통 호재가 많아 풍선효과가 계속 우려되던 곳이었다.

수원은 올해 초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직후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고 용인시도 신분당선을 따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초 수원에서 42가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에는 접속자 쇄도로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사태에도 6만8천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국토부는 수원 등의 집값 상승세가 풍선효과가 아니라며 서울 집값이 강남4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12·16 대책이 강남권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만큼 강남4구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목표가 달성됐다고 볼 수 있지만, 투기세력이 투자처를 강남에서 수용성으로 옮겼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토부 실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에서 외지인 매매 건수는 지난해 2~8월 매달 100~190건 수준에서 10월 494건으로 뛰었고 12월에는 765건으로 늘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 때 토지에 대해서는 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등 과열을 선제적으로 막는 조치가 시행되지만 주택에 대해선 선제적 규제가 없다"며 "신분당선 등 교통호재가 본격화하기 전에 선제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수용성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옮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저금리 국면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며 "수요와 공급, 자본 이동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곳으로 유동성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6호선 연장이 추진되는 구리시의 경우 이번주 0.65% 올라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0.29%포인트(p) 커졌고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지나는 인천 연수구는 0.40% 뛰었다.

hj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