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에 대한 불안이 다시 커진 가운데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한 데다, 국채 입찰에서도 강한 수요가 확인돼 장기물 위주로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고, 뉴욕 유가는 산유국의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만에 1만5천152명, 사망자는 254명 늘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6만 명 수준으로 급증했고, 사망자는 1천300명을 넘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확진자 수치에서 제외했던 후베이성의 임상 진단 병례를 확진자로 포함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자 분류 방식의 변화가 있었을 뿐 코로나19 확산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발표하는 코로나19 관련 통계에 대한 시장 불신은 심화하는 양상이다.

CNBC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중국 통계를 크게 신뢰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오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중국의 1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8%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 등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충격파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이날 미 상원에서 진행된 주디 셸턴 및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지명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셸턴 지명자에 대해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최종 임명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2천 명 늘어난 20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21만 명을 하회했다.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의 0.2% 상승보다 낮았다. 전문가 전망치 0.2% 상승도 하회했다.

1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시장 예상치 2.5% 상승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월에 전월보다 0.2% 올랐다. 전문가 예상에 부합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8.11포인트(0.43%) 하락한 29,423.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51포인트(0.16%) 내린 3,373.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99포인트(0.14%) 하락한 9,711.9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기업 실적,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통계 방식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으면서 차츰 반등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상승 반전해 장중 가격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다시 반락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은 이어졌다.

주요 기업 실적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주가 반응은 다소 불안했다.

펩시와 시스코 시스템 등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스코는 매출 감소세가 지속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5% 넘게 내렸다. 펩시 주가는 0.3%가량 올랐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0.69% 내렸다. 유틸리티는 1.02%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BMO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아담 투자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규 확진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가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8% 상승한 14.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3bp 내린 1.616%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0bp 떨어진 2.071%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상승한 1.44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8.9bp에서 이날 17.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이 코로나19 통계 기준을 변경하면서 하루 새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했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났다. 앞서 2거래일 동안 코로나19 우려 완화로 위험 선호가 일어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이날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된 점도 국채 값 반등에 일조했다.

미 재무부는 19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를 사상 최저 수준인 2.061%에 발행했다. 시장에서는 투자 수요가 놀랄 만큼 강했다고 평가했다.

제퍼리스의 톰 시몬스와 와드 맥카시 전략가들은 "사상 최저 금리였을 뿐만 아니라입찰 수요는 2014년 8월 이후 신규 채권 매각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낮은 쿠폰을 고려할 때 입찰 수요는 놀라웠다"며 "그러나 이 정도의 수익률은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내는 전 세계 채권이 거의 14조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수익률에 굶주린 투자자들은 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때까지 추가 위험을 감수하기를 꺼리고 있어 국채 수요는 더 높아졌다.

코로나19 환자가 갑작스럽게 큰 폭 늘어나자, 중국이 사태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그동안 투자자들을 안도하게 했던 것은 신규 확진자 증가세 둔화였던 만큼 우려가 다시 커졌지만, 위험 심리가 훼손되지는 않아 단기물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실업보험청구자수는 탄탄한 고용시장을 재확인했다.

주디 셸턴과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셸턴 지명자의 적격성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됐다.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는 그동안 통화정책과 관련해 비전통적인 관점, 연준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후베이성에서 늘어난 코로나19 감염자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완만하게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이끌 만큼 아주 많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6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깜짝 놀랄만한 숫자는 실제 일간 감염 증가가 아니라 집계 변경 방식 때문"이라며 "데이터의 질 및 일관성과 관련된 질문이 생길 수 있어, 바이러스의 부정적인 결과를 판단하는 데 분석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가우라브 살로리야 매크로 전략 디렉터는 "낮은 수익률은 채권시장이 바이러스 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정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8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071엔보다 0.289엔(0.2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3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749달러보다 0.00359달러(0.33%)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01엔을 기록, 전장 119.70엔보다 0.69엔(0.5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1% 상승한 99.081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 엔과 같은 안전통화가 다시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 늘어난 데는 중국의 집계 방식 변화 영향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포지션에 큰 변화는 없었다.

스미토모 미쓰이 트러스트 뱅크의 아야코 세라 시장 전략가는 "이런 확진자 급증 수치를 보면 엔을 사고 주식을 파는 리스크 오프 트레이드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마뉴엘 올리베리 외환 전략가는 "간밤 뉴스가 여전히 위험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지만, 시장은 일부 되돌림을 모색했다"며 "뉴스 직후 매도 압력을 받았던 일부 통화는 반등했다"고 말했다.

유로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유로존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독일 경제의 취약성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유로는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에 2015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달러에는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역외 위안과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도 하락했다.

TD 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유럽, 특히 독일은 아시아 시장, 특히중국과 무역 관계가 매우 강하다"며 "완만한 성장 회복 기대가 있던 새해에는 이런 예상이 합리적이었지만, 최근 혼란에 이런 전망은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 전략가는 다만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피해를 주면 더 완화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위험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의 전격 사퇴로 영국의 재정 부양 기대가 높아져 파운드-달러는 0.70% 급등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치 통화 분석가는 "사퇴 소식에 이번 예산안에서 재정 확대 기대가 커졌다"며 "재정 확대는 장기적으로는 우려를 키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달러는 1.0820달러, 이후에는 1.0778달러까지 내려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분석가는 "2월 초부터 강 달러에 하락한 유로는 유로존 지표가 실망스러우면 더 하락할 수 있다"며 "이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는 금리시장처럼 유로존 경제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데,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쁠 경우 이런 우려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분석가는 "독일 4분기 GDP 수치가 이미 약해진 유로존 경제 기대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당초 유로존 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는 1%였는데, 독일 경제 부진이 이를 더 끌어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5달러(0.5%) 오른 51.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주요 기관의 원유 수요 전망, 산유국 추가 감산 여부 등을 주시했다.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 진정되는 듯했던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중국 당국이 후베이성의 임상 진단 병례를 확진자에 포함하는 등 확진자 분류 방식을 바꾸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탓이다.

실험실에서의 실험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더라도, 흉부 사진 등으로 감염자로 보이는 환자를 확진자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유가가 이미 큰 폭 하락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결국은 감산 규모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유가의 반등을 지지했다.

OPEC 플러스(+)의 대다수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우호적인 가운데, 러시아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전일 OPEC이 올해 원유 수요 증가 규모를 큰 폭 줄인 점 등을 볼 때 결국 추가 감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위다.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어졌지만, 이런 점이 충분히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반응은 제한되는 양상이다.

중국 정유사인 중국국영화학(China National Chemical Corp)은 수요 감소로 인해 하루평균 10만배럴 규모 플랜트 가동을 중단하고, 다른 두 플랜트의 가동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전망보다 하루평균 30만 배럴 이상 큰 폭 줄이면서, 1분기에는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분기별 원유 수요가 감소한다면 이는 약 10년 만의 처음이라고 IEA는 설명했다.

다만 IEA가 2분기 이후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저점을 찍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유가 움직임은 단단한 바닥이 형성됐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심화한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WTI는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을 향해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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