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베팅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리 인하 포지션을 구축한 데다 국내 기관도 현물 매수로 가세하면서 단기물 포지션이 무거워진 만큼, 시장참가자들의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 등에 따르면 전일 잔존만기 1년 국고채 금리는 1.218%에 고시됐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25%다.

국고채 단기물은 이달 들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잔존만기 1년 국고채는 지난 5일 기준금리와 같아진 후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통화정책과의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금리 인하 기대로 연결됐다.

그렇지않아도 1월 중 채권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초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했던 기관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료로 단기물 매수에 집중했다.

외국인은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1월 23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3년 국채선물을 8만8천332계약 순매수하는 등 매수 규모를 빠르게 늘렸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온 건 아니다. 단기물 포지션은 무거워진 만큼 채권시장은 만약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월은 금통위가 없기 때문에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 4월 9일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코로나19 이슈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시장이 단기물 매수를 보험처럼 들고 있다"며 "만약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다음 금통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골치가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리 인하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인하를 하더라도 한 차례뿐이라는 전망과 인하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불확실성에 채권 매도가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도 "단기물은 사실상 헤지 없이 포지션을 열어놓게 된다"며 "2월 인하를 하지 않으면 이 포지션들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되돌림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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