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내릴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행보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금통위가 태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의견과 호주와 뉴질랜드의 뒤를 이어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00%로 동결했다. 뉴질랜드 금리동결 소식이 전해지자 강세에 머물던 채권시장은 약세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이란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하며 코로나 19에 대해 지켜보자는 기조를 보였다.

태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인하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태국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00%로 종전보다 25bp 낮췄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태국을 보면 금통위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뉴질랜드와 호주를 보면 지켜보자는 기조를 보일 것 같다"며 "2월 금통위 결정을 두고 시장 전망이 양분된 상황에서 단서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국내 기준금리는 호주보다 태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연합인포맥스와 신영증권이 분석한 결과, 2010년 1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한국과 태국 기준금리의 상관계수는 0.91을 나타냈다. 한국과 호주의 상관계수(0.82)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2000년 5월부터 전월까지로 기간으을 확장하면 한국과 태국의 상관계수는 0.50에 그쳐 한국과 호주의 상관계수(0.92)를 밑돌았다. 한국과 태국 기준금리의 동조성은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호주와 전반적으로 비슷하지만 최근 태국과 상관성이 높아지는 점이 눈에 띈다"며 "2월 또는 4월 금리 인하가 아슬아슬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국보다는 호주와 뉴질랜드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태국의 경우 관광사업의 비중이 워낙 큰 데다 최근 가뭄을 겪어 경기가 위축된 점 등 국내 요인이 금리 인하 배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 5일 통화정책 성명에서 올해 경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약화했다며 그 요인으로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지출안의 제정이 늦어진 점, 가뭄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지목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태국은 전체 경제에서 관광·여행 사업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달 금통위 행보와 관련해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한 템포 쉬고 갔다는 점을 더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호주·태국의 기준금리 추이]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