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행장 연임에 농협은행 수익 급성장 화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이 지난해 실적에서 사상 최대라는 축포를 함께 쏘아 올렸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작년 말 재연임에 성과로 화답한 셈이다. 비은행 계열사까지 실적호조를 보여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다음 거취에도 관심이 커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NH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7천796억원으로 집계됐다.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1조5천171억원을 차지했다. 두 금융사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농협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4.1% 확대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4대 시중은행 중에서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국민은행보다도 3배나 높은 증가율이다.

농협은행의 당기순익은 4대 시중은행인 우리은행(1조5천408억원)과 비교해도 237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매년 지출하는 농업지원사업비(2천997억원)를 제외하면 사업적으로는 사실상 4대 은행에 진입한 셈이다.

농협금융은 1년 새 순익이 46% 커졌다. 비은행계열사 중에서 NH투자증권 순익이 31.8% 늘고 NH농협생명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계열사 관리에 성공한 덕분이다.





성과는 리스크 관리에서 두드러졌다.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지난 2018년 5천855억원에서 지난해 1천89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의 전입액도 7천355억원에서 3천582억원으로 반 토막이 됐다.

비용 축소에 은행의 역할이 컸다면 비이자이익 개선에는 NH투자증권이 한몫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부문의 이익은 8천296억원으로 전년보다 2.72배 늘었는데 상당 부분 NH투자증권이 관여했다.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0.4%, 1.6% 증가에 그친 점을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성과 수익성도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427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회수불능채권 상각·매각으로 고정이하 및 연체 채권이 감축됐고 충당금 환입도 있었다"며 "주식과 파생상품 운용수익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연임을 사상 최대 실적으로 화답했다. 업계 4위인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순익 격차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국내외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농협금융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받을 성적표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회장은 오는 4월 28일까지가 임기 만료지만, 이대훈 행장처럼 연임할 수 있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농협중앙회장으로 새로 선출된 이성희 회장의 의중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이 바뀐 점이 변수인데, 농협금융 회장으로 새로운 사람을 쓴다는 명분이 있지만 조직 안정이나 성과 등을 감안할 때 1년 더 맡길 수 있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며 "더욱이 올해의 경우에는 글로벌 부문 확대 등 과제가 많아 경영 연속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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