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금융당국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실사 칼끝이 신한금융투자로 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펀드 부실 은폐와 사기 혐의를 받는 사례로 지적을 받았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나란히 개인과 법인 판매액 상위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총수익스와프거래(TRS)와 반포지점장 관련 의혹 등이 불거졌던 KB증권과 대신증권은 이번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금융감독당국은 14일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 자료에서 라임 및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중인 것으로 오인케 하여 펀드를 지속 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라임·신금투 부실 은폐 과정 '자본시장법 위반'

실사결과에 따르면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 명의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고, 그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의 레버리지를 이용했다.

두 회사는 2018년 6월경 IIG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2018년 11월까지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해 인위적으로 기준가를 산정했다.

이후 2018년 11월17일에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IIG 펀드의 해외사무 수탁사로부터 펀드의 부실과 청산절차 개시 관련 메일을 수신했다.

같은해 두 회사는 11월26일에 IIG펀드와 기타 해외무역금융펀드 등 5개 펀드를 합쳐 모자형 구조로 변경해 정상펀드로 부실을 전가했다.

2019년 1월에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IIG펀드에서 약 1천억원(IIG펀드 투자금액의 50% 수준) 손실이 날 가능성을 인지했고, 또 다른 해외무역금융펀드인 BAF펀드 1억6천만달러도 2019년 2월경 폐쇄형으로 전환(만기 6년)됨을 통보받았다.

다만, 폐쇄형 펀드로의 전환 가능성은 2018년 12월경에 인지했다.

이후 지난해 4월경 두 회사는 IIG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BAF펀드 환매 불가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무역금융펀드를 해외SPC(케이먼제도)에 장부가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약속어음을 수취하는 구조로 계약을 변경했다.

금융감독당국은 "특정 펀드의 이익을 해하면서 다른 펀드 이익 도모 금지, 집합투자재산 공정평가 의무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및 투자자를 기망해 부당하게 판매하거나 운용보수 등의 이익을 취득한 특경법상 사기 등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기준가 입력은 운용사와 사전체결됐던 약정에 따라 진행됐고, 펀드 자산의 구조화는 운용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며 "2018년 11월에 IGG수탁사가 보낸 메일 내용 확인을 위해 2019년 1월에 라임과 동행해 IIG를 방문했으나 당시 IIG운용역의 사망과 책임자 회피 등으로 펀드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금투는 "2019년 11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 공식발표 이후에야 IIG펀드가 폰지사기에 연루돼 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나란히 펀드판매 상위 3사 포함

이날 실사 결과 자료에는 신한금융지주에 속한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펀드판매액 상위사에 올랐다.

개인판매액의 경우 2천531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 다음으로 신한은행이 1천697억원, 신한금융투자가 1천202억원으로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법인 판매액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2천46억원으로 판매액이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이 1천72억원, 우리은행이 1천46억원 순이었다.

◇당국 "KB증권·대신증권은 판매사 검사로 살펴봐야"

이와 달리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의혹이 불거졌던 KB증권과 대신증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된 사례가 없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라임실사 결과에서 역대 최초로 전액 손실이 확정된 AI스타 3개 펀드는 KB증권이 판매했다.

KB증권의 판매액은 약 570억원 어치로 추정되며, AI스타 펀드 3개의 순자산가치(NAV)는 472억원 수준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펀드들의 기준가격 하락이 크게 나타난 이유는 TRS 사용으로 인해 레버리지 비율이 100%였기 때문"이라며 "증거금보다 편입 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는 고객의 펀드납입 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역시 판매 상위사에 오르지도, 구체적인 불완전판매 사례로 언급되지 않았다.

판매액 기준으로도 대신증권은 개인 691억원, 법인 385억원으로 전체 판매사 중 5위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KB증권과 대신증권의 경우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내용이 없어 이번에 언급하지 않았으나 향후 판매사 검사를 통해 TRS 계약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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