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힘을 쏟는 가운데 경기 남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집값이 급등한 데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안정에 대한 금통위원 견해가 서로 엇갈리는 만큼 최근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판단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7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상당히 완화적인 가운데 일반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하고, 비규제대상으로의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금융안정 관점에서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들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부동산 시장 과열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반면 금리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은 주택가격 상승 문제를 재건축과 재개발이 진행되는 서울지역 특유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가계부채와 연동한 상승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서울 고가주택 시장은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그밖에 '수용성' 등 다른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가 시중에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대출 수요에도 풍선효과를 지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한 금리인하 부작용은 부동산 관련 가계 부채 부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따른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한은이 2분기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이 확인되고 가계부채 부담이 완화되면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 금통위에서 금융안정을 언급했다"며 "서울 집값은 잡혀가지만, 풍선효과로 수용성을 넘어 대전까지 집값이 상승하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열흘 남은 금통위가 총재 발언과 비슷한 톤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은 국내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진 만큼 이를 확인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집값이 오르면 금리 인하가 망설여질 수 있겠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 어쩔 수 없다"며 "지표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하 기대는 살아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