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더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그렇지않아도 물량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호재마저도 희석됐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10년물 입찰 결과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2조7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10년물 입찰에 나선다.

올해 정부가 국고채 발행 규모를 늘리면서 채권시장은 입찰일마다 장중 금리가 상승하는 등 지속해서 물량 부담에 시달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한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10년 구간도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 지난 14일 오전 중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하는(플래트닝) 흐름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선 사실상 효과도 효과지만 부작용 또한 있어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국고채 10년물 입찰 이후 장기물도 기준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 총재의 발언으로 입찰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10년물은 단기물처럼 헤지가 용이하지도 않고 초장기물처럼 장기투자기관 수요가 많은 것도 아니다. 채권 유통시장의 수급에 오롯이 연결되기 때문에 입찰 당시의 채권시장 분위기가 입찰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참가자들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6% 중반대로 높아졌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국고채전문딜러(PD)가 헤지를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졌지만, 국고채 3년물은 1.3% 중반까지 올라오면서 추가 매도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10년물은 입찰 물량이 너무 많은 데다 분위기도 좋지 않아 입찰이 호조를 보이긴 힘들 듯싶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채권시장이 지난주 이 총재 발언 전까지만 해도 10년 입찰 이후 플래트닝을 보는 시각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분위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길게 보면 10년 금리가 매력적이지만 입찰 전후 국채선물 매도 강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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