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환율 억제의 영향으로 레인지에 갇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의 상단이 7위안보다 낮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막히면서 위안화와 강한 연동성을 나타내는 달러-원 환율도 동반 레인지에 갇혔단 분석이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보합권인 1,183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1원 안팎의 낙폭을 보이며 약보합권에서 거래되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에도 전일대비 0.20원 상승한 1,183.00원에서 마감했다. 일중 변동폭은 3.40원 수준에 그쳤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도 위안화의 약세가 강하게 억제되면서 달러-원 환율 움직임도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이 달러-위안 환율을 7위안 아래로 억제하기 위해서 강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지나친 위안화 약세에 따른 시장 불안을 억제하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에도 찬물을 끼얹지 않을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도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10일 이후 7위안 아래 수준에서 상단이 막히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비정상적인 중국 당국의 달러-위안 환율 안정화 스탠스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 속에서 미국 경기만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같은 펀더멘털 변수가 미반영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달러-위안 환율만 보고 거래하는 상황인 만큼 무거운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인민은행이 홍콩 역외 시장이나 안정 기금 등을 활용해 위안화 환율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달러-위안 환율의 7위안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력해 보이는 가운데 원화도 이에 동반해 상승 동력이 둔화한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위안 환율의 상단이 7위안대 이상으로 열린다는 확실한 시그널이 있어야 위안화 '프록시(proxy)' 통화인 원화가 쫓아갈 텐데, 현재 상황에서는 힘든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위안화가 코로나19 사태 및 중국,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중국 본토 증시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은 뉴욕 장에서는 달러화 지수, 아시아 장에서는 주식을 추종하는 모습이다"며 "최근 상해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코스피에 영향을 미치고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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