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인 스탠스를 확인하면서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꺾였으나 외환시장만큼은 금리 이슈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구경하는 모습이다.

1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3거래일 연속 변동폭을 줄였고 거래량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4일 이 총재가 거시경제금융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을 판단하기 아직은 이르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나 달러-원 환율은 재료에 대한 반응이 크지 않았다. 발언 직후 소폭 무겁게 내려섰으나 변동폭은 3.40원에 그쳤다.

국채선물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3년물 기준 장중 30틱가량 추락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간 달러-원 환율은 채권 시장과 달리 한은발 금리 관련 코멘트에 유독 둔감하거나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달 30일 윤면식 한은 부총재가 상황점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고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발언하며 매파적인 시각을 드러냈으나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난 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에 이달 초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금리 관련 베팅이 채권 시장만큼 치열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 등 헤드라인이 주된 재료가 되고 있다며 위안화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이상 달러-원 환율도 하단이 지지된 후 레인지에 갇힐 것으로 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은 여전히 금통위와 같은 국내 여건보다 대외 여건에 더 영향받고 있다"며 "금리 인하 뷰를 갖고 있었다면 달러-원 스팟에서 베팅하기보다 달러 리스크가 없거나 적은 이자율, 스와프 시장에서 베팅했을 것이고 달러-원 환율은 갑작스럽게 금통위에서 '호키시(매파적)'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크게 금리 이슈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후베이성의 도시 봉쇄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달러-원이 1,181원 선에서 강하게 지지되고 있어 불안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이 총재의 금리 인하 일축 발언에도 아웃라이트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와프포인트가 반등하는 등 크게 움직였다"며 "환시에서 우리나라 금리 이슈는 지나간 것으로 보이고 이제 미국이 남았는데 미국 경제는 워낙 탄탄해 인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중국의 경기 부양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 이달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인하할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오는 3월까지 1분기 지표를 기다리기엔 통화정책 실기 위험이 크다는 인식도 있다.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올해 24차례 열리며 3월에는 금융안정회의로 진행된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부가 금리 인하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1분기 경기 둔화가 거의 명확한 상태라 선제적 대응을 천명하면서 이달 금통위에서 1분기 마지막 금리 인하 기회를 놓치는 것도 위험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들은 아직까지 이달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거둬들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은행들도 금리 인하에 대한 뷰를 바꾸고 있어 한은 총재의 코멘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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