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시장이 이상한 침착함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닛케이 지수는 23,000선을 밑돌았으나 이후 반등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이 108엔대 초반까지 하락(엔화 강세)하다가 다시 109엔대 후반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신문은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시장의 평온이 근거없는 낙관 때문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 안정의 이유로 꼽고 있다.

신문은 위험 회피 경향이 강해지면서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대피했다며,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엔화, 달러, 유로화 중에 유로화가 가장 많은 매도세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미즈호은행은 독일 등 유럽 경제가 중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악영향을 받는 것은 유럽 경제"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호조가 지속될 분위기라 투자자금이 달러로 흘러 들어가기 쉬운 환경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주식이 오르면서 일본 주식도 상승해 위험회피성 엔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금융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컴퓨터 매매가 꼽혔다. 지난 2003년 사스 유행을 경험한 것이 컴퓨터 매매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주가는 사스 감염이 심각해진 3월을 바닥으로 반발했다. 버블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던 닛케이 주가도 1개월 정도 늦게 상승세로 전환했다.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WHO가 단시일 내 종식을 선언하진 않겠지만, 2003년 당시 경험을 고려하면 시장이 종식을 선행적으로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문은 시장이 이대로 오름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는 것은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당시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에 비해 약 4배로 늘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반영한 경제 통계가 발표되는 3월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헤지펀드 등 단기 매매 세력에 의한 1단계 위험 회피 움직임은 한고비를 넘겼으나 실물경제 악영향이 나타나는 2단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얘기다.

신문은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나올 위험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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