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사임한 이상훈 전 의장의 후임 인사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사외이사 중 의장을 선임할지, 새로운 사내이사를 임명하고 의장을 맡길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후임 의장 선임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전 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사회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1심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으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에 따라 선임일이 가장 빠른 박재완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대행해 이사회를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 전 의장이 사내이사로 의장직을 수행한 데 따라 후임 의장도 사내이사가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사내이사로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이 있다.

삼성전자가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한다는 원칙을 세운 데 따라 현재 대표이사인 김기남, 고동진, 김현석 사내이사는 의장직 후보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사내이사를 선임한 후 이사회 의장직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이상훈 전 의장이 사업지원팀장과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경영지원실장(CFO)직을 맡으며 경영 전반을 두루 살폈던 점을 고려하면 후임자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핵심 인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전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함께 공부하며 가까워진 최측근이기도 해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가 사외이사 중에서 의장을 선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직을 최초로 사외이사에 개방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박재완 전 장관을 비롯해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안규리 서울대 교수,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 등 6명이다.

이 중 박재완 전 장관이 가장 유력한 이사회 의장 후보로 꼽히지만, 이사 선임 당시 의결권 자문사들이 독립성 침해 우려로 반대 의견을 낸 데 따라 의장에 선임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박 전 장관이 1996년부터 성균관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점을 들어 삼성전자 사외이사로서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성균관대 및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은 삼성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고 했다.

의결권 자문사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박 전 장관의 이사 선임 안건은 지난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71.4%의 찬성률을 나타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의장직을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3월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의장직을 맡긴 바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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