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분 28% 인수해 2대 주주…추가 지분 매입 경영권도 확보

오토리스·모빌리티 사업 강화…유럽 친환경차 주도권 확보 포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독일의 상장 렌터카업체인 식스트(Sixt SE)를 인수한다.

식스트는 유럽 내 가장 오래된 렌터카 업체로, 허츠(Hertz)와 에이비스(Avis), 유럽카(Europcar)와 함께 글로벌 4대 렌터카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자동차 시장 본고장인 독일을 축으로 유럽 전역에서 렌터카 사업을 하는 식스트를 인수함으로써 유럽 내에서 오토리스 등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아울러 공유·호출 등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위상을 높이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렸다.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사업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사업 구조를 완전히 탈바꿈하겠다고 공언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독일의 상장사인 식스트 인수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수개월동안 식스트 측과 지분 인수 협상을 벌여왔다.

식스트 대주주 일가인 에리히 직스트 페어뫼겐스페어발퉁스 유한회사가 보유한 58.3%의 지분 중 현대캐피탈은 약 28% 가량을 우선적으로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인 식스트의 주가는 약 97유로(한화 약 12만4천원) 수준이고, 시가총액은 29억5천만유로(약 3조7천900억원) 정도다.

지분 약 28% 정도를 인수할 경우 인수가격은 1조∼1조1천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2대 주주에 올라선 뒤, 추가로 지분을 인수해 식스트의 경영권까지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때 의무적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의 지분도 사야하는 데다,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인 만큼 총 투자 규모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은 현대캐피탈이 조달해 마련하고,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식스트는 지난 1912년 마르틴 직스트에 의해 설립됐으며, 1986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식스트렌탈과 식스트라이드, 식스트셰어 등을 통해 차량 대여·운송·호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3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다.

식스트가 보유한 차량은 총 27만대 규모이며, 총 3천600여개 이상의 글로벌 체인망도 갖추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고급 차량이 전체 렌터카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프리미엄 서비스 비중이 크다.

식스트는 지난 2018년 3조8천억원가량의 매출과 5천1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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