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독일 최대 렌터카업체 식스트(SixtSE) 인수를 주도한 현대캐피탈이 글로벌 자동차금융 기업으로의 도약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의 본고장인 유럽을 핵심 영업 거점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내수 금융사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서의 확장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합작법인 '현대캐피탈 독일'을 설립하 현대캐피탈은 국내 여신금융전문회사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2016년에는 독자적으로 현대캐피탈뱅크유럽(HCBE)을 세워 현대·기아차가 제작한 완성차 판매에 필요한 할부·리스 상품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신차 구매 고객의 80% 이상이 자동차 판매사의 전속 금융사를 이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역시 이러한 캡티브마켓(계열사 간 거래) 이점을 활용해 현대·기아차의 주요 수출지역에서 연계 영업으로 사업기반을 확보해 왔다.

특히 유럽에서도 자동차 시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독일을 거점으로 삼았다.

당시 현대·기아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은 2%대로 잠재 성장 가능성이 컸고, 독일 자동차 구매자의 80% 이상이 할부금융을 이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차의 독일 판매량은 2008년 5만1천677대에서 2012년 10만875대로 4년 만에 약 2배로 성장했으며, 2018년 11만4천878대로 년간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9월 독일 시장점유율은 4.8%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106만5천859대를 팔아 2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내 점유율 확대 속에서 현대캐피탈은 식스트 인수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의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캡티브마켓 사업 이외에도 다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 또는 오토리스 등의 사업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차량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향후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계열 금융사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스트가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사업 확장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그간 축적한 경험을 펼칠 기회가 적지 않다.

전통적 자동차 할부금융은 물론 호출·공유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유럽 내 위상과 주도권을 높여 갈 수 있다.

식스트는 약 27만대 규모의 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10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차량 대여는 물론 공유·호출 서비스 등의 모빌리티 사업도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식스트와 현대캐피탈을 통해 유럽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도 모색할 수 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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