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김재옥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이사는 올해 상반기 당국이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이사는 18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상반기 중에는 미·중 무역 협상 타결 영향에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가 있다"며 "금리 인하보다는 재정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서포트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 두며 전제조건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꼽았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분명 있을 텐데,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고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확인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그러려면 부동산 가격이 일정 수준에서 안정화된다는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서울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전문역량을 갖춘 베테랑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후 씨티은행에서 재무 기획 업무를 맡아 국내 채권시장에 처음 발을 디뎠다. KB자산운용과 우리CS자산운용 등을 거쳤고, 지난 2017년 우리자산운용의 전신인 동양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국제재무분석사(CFA)에다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투자 측면에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투자 아이디어를 펀드화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었다.

김 이사는 "운용사는 시장을 예상해 아이디어를 내고 고객 자금을 받아서 운용한다"며 "판단 이후 곧장 투자하는 고유자금보다는 타이밍이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 같은 경우 공모펀드 규모가 커서 유동성에 주안점을 두고 운용한다"며 "최근 전문 사모펀드 사태는 유동성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두다가 환매 불능까지 이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펀드 운용을 자전거에 빗대서 설명했다. 자전거가 굴러가듯이 펀드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하면 환매 수요를 감당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유입이 멈출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서울 채권시장의 대표 선수로 꼽힌다.

이 운용사의 전신인 동양자산운용은 '국내 채권운용의 명가'로 이름을 날렸다. 작년 8월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자산운용의 채권형 펀드 규모(머니마켓펀드 포함)는 17조 원으로, 이중 공모 채권형 펀드만 5조 원에 달한다.

국내 금리가 지속해서 낮아짐에 따라 채권시장이 활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김 이사는 "일본 경제 및 금리에 대한 연구자료를 보면 채권 투자는 금리가 1%를 하회해 0%를 향할 때 오히려 상대적인 투자수익률이 높다"며 "아직 비전이 없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실효금리 하한이라는 컨셉을 갖고 접근하기 때문에 제로금리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며 "잠재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이란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이 돌발적으로 발생 가능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남북 관계의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실패 등이 시장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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