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라임펀드 사태에 연루된 증권사들이 많아지면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라임사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해 무역금융펀드(IIG) 관련 불법행위를 벌인 것으로 봤다. 사기, 부실 은폐 의혹이 확정될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청을 올해 초 할 예정이었으나 라임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쉽지 않게 됐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 17조에서 일부 업무 영업정지일 경우 향후 2년간 신사업 인가가 금지되며, 전체 업무정지면 3년간 금지된다.

만약 일부 업무정지가 나올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6천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초대향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맞췄음에도 영업 개시를 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신한지주의 손실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만약 부실은폐 의혹으로 플루토 TF-1호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가 TRS 선순위를 회수하지 못한다고 보고, 은행 불완전판매비율 30%, 배상비율 50%를 가정했을 때 신한지주의 손실 규모는 최대 2천2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경우 라임펀드 판매잔액 자체가 많은데다 무역금융펀드에 TRS를 제공한 신한금투 익스포져에 대한 선순위 회수 가능 여부에 따라 예상손실폭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며 "신금투가 TRS를 선순위로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신한지주의 손실액은 2천억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상회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뒤를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올해초 4천99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새로 초대형IB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이미 초대형IB에 진입한 대형사들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KB증권은 금융감독당국의 화살이 신한금융투자로 향하면서 라임사태의 폭풍에서 잠시 뒤로 물러났지만 판매사 조사가 진행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KB증권은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라임자산운용 관련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주로 한 증권사다.

특히 KB증권이 판매한 'AI스타 펀드' 1호와 2호, 3호 펀드는 모두 전액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0조원대 자기자본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IB 중에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맞추게 되면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하다. 발행어음은 최대 8조원, IMA는 한도가 없다.

따라서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 IB 보폭은 더 넓어져 다른 증권사와 큰 격차를 보일 수 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과 박현주 회장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검찰 고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확장보다 내부 정비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배당금 입력 오류 사고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던 삼성증권의 행보도 주목할 변수다.

삼성증권은 2018년 7월에 6개월간 신규투자자 주식 거래계좌 개설 등에 관한 업무 일부정지를 받으면서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2년간 몸을 움츠렸다.

신사업 인가가 제한되는 기간이 마무리되면서 삼성증권은 내년 1월21일부터 신사업 인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앞두고 삼성증권이 체력을 다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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