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돌연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조현아 연합군' 내부의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직접 추천한 인물로 알려진 김 전 상무가 3자 연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밝히자 3자 연대 내부의 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상무는 18일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며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시인했다.

특히, 김 전 상무는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며 기존과는 정반대로 달라진 입장도 내놨다.

3자 연대 또한 김 전 상무의 이탈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무의 사퇴 결정에는 최근 3자 연대에 대해 대한항공 노조와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이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선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3자 동맹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전 상무가 '항공업 전문가'라기 보다는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던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김 전 상무는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상무와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지냈지만, 이후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한항공에서의 임원을 지낸 경력은 없었다.

항공업계에서는 3자 연대 내부의 '불협화음'이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라고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다른 3자가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사 후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입장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 전 상무의 이탈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내부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3자 연대의 내부 결속이 지속할 지 여부가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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