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생명보험사가 투자처를 해외채에서 일본 초장기채로 전환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해외채 순매도 규모가 대폭 늘었지만 금리가 낮다는 점은 일본 초장기채도 다를 바 없어 투자 전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문은 생보사가 일본으로 회귀하는 배후에는 2025년 시작하는 새로운 규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생보사들은 그동안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해외채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작년 12월 생보사의 외채 순매도 금액은 4천511억 엔(4조8천768억 원)으로 2015년 3월(5천669억 엔·6조1천382억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순매도 금액은 1조 엔을 넘어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새로운 규정이라는 중요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청은 보험회사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해 위험을 더 적절히 반영하도록 하는 규제를 2025년 도입할 방침이다.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기간과 채권 등 운용 기간을 최대한 맞추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 생보사는 보험계약의 평균 기간에 비해 운용자산의 만기가 짧다.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부채와 운용하는 자산의 만기를 일치시키고 금리 급변동 위험을 억제하려면 일본 초장기채가 유력한 투자처가 된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과 운용자산 장기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도입까지 아직 시간이 있지만 "위험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움직임을 반영해 생보·손보사는 만기가 10년이 넘는 일본 초장기채를 작년 가을 이후 매월 4천억 엔 이상씩 순매수하고 있다. 오카산증권은 작년 초장기채 순매수액이 전년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새로운 규제에 대한 대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20년물 금리는 0.23%대, 30년물 금리는 0.35%대를 기록하고 있다. 미쓰비시UFJ 관계자는 "연말까지 20년물이 0.1%대, 30년물이 0.2%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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