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1분기 방향성이 묘연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1,180원대 지지선이 단단히 방어되고 있으나 1,190원대에선 어김없이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가 강해지면서 밀려나 어느 쪽으로든 인트라데이 포지션(영업일 중 현물환과 선물환 포지션) 쌓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18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4영업일 연속 1,180원대 초반에서 강한 실수요성 매수 수요가 나왔고 1,180원 선을 하회할 때마다 빠르게 1,180원대로 복귀했다.

차트상으로는 120일 이동평균선과 200일 이평선 사이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위안화가 오전 10시 15분 이후 중국인민은행(PBOC)의 고시환율 발표 이후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 연동되기도 하나 수급상 매수 우위가 이어지면서 달러-원 방향성이 양쪽에서 제한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둔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어 원화 약세 기대는 살아 있다.

전일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국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1%에서 1.9%로,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5.8%에서 5.2%로 크게 낮췄다.

또 싱가포르 무역산업부(MTI)는 올해 싱가포르 GDP 증가율 전망치 범위를 최저 마이너스(-) 0.5%에서 최고 1.5%로 낮추면서 종전 전망치보다 1.0%포인트가량 하향 조정했다.

태국 경제 부처인 국립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3.7%에서 1.5∼2.5%로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과감하게 통화 완화적인 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드라이브를 걸고 PBOC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10bp 인하하는 등 투자 심리를 떠받치고 있어 좀처럼 원화 약세 베팅에도 힘이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들어 원화는 달러 대비 2% 됐으나 위안화 0.2% 절하되는 데 그쳤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과 역외 달러-위안(CNH)의 1개월 상관계수는 0.87로, 플러스(+) 1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다.

높은 연동성을 나타내며 동조화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관리하에 있는 위안화가 가격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달러화 강세 모멘텀까지 두드러지면서 달러-원 환율의 '레퍼런스'가 실종된 셈이다.

외환딜러들은 방향성 트레이딩보다는 레인지 대응에 나서면서 달러-원 환율이 당분간 1,180원대에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코로나19 등 새로운 재료들이 나온 이후 연초 원화가 2% 정도 약해졌다"며 "연초 1,150원 하단을 확인 후 올라왔는데 현재 1,180원대가 상하단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균형 가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주식 시장이 개장하지 않아 새로운 뉴스가 없으나 코로나19 여파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원화 약세 모멘텀은 살아 있다"며 "특히 1,170원대 후반에선 실수요성 매수가 나오면서 상승 트리거가 나타나 숏포지션을 들어가더라도 오후에 꺾고 나오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애플 실적 하향 조정 여파로 주식이 좋지 않아 달러-원 환율이 올랐지만 당분간 좁은 레인지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미국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1,190원에선 상단 경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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