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지방정부가 자회사를 통해 국유기업의 디폴트 채권을 헐값에 다시 사들이겠다고 제안하자 해외투자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칭하이성 국유기업의 자회사인 궈젠 인터내셔널 트레이딩 컨설팅은 칭하이지방투자그룹(QPIG)이 발행한 8억5천만달러 규모의 달러채를 대폭 할인한 가격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국유 금속제조업체가 지난달 10일 3억달러규모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나머지 채권의 크로스 디폴트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궈젠 인터내셔널은 올해가 만기인 채권을 액면가의 41.2%에 2021년이 만기인 채권은 액면가의 36.8%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은 그러나 지난 7일 콘퍼런스콜에서 2명의 채권자로부터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일주일 후 화가 난 채권단은 홍콩경제저널에 기고하는 형식으로 중국 금융당국과 칭하이성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

궈젠 인터내셔널이 독립적인 제삼자가 아니기 때문에 헐값 매수 제안을 멈추고 개입을 해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궈젠을 소유하고 있는 QPIG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어 외화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밝히면서 채권단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차이신은 이같은 패턴이 달러채를 디폴트한 톈진 소재 테우그룹의 사례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작년 11월 테우그룹은 채권단에 대폭 할인된 가격에 채권을 재매각하거나 금리가 더 낮거나 0%인 다른 채권으로 바꾸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 다수는 채권을 되팔아 큰 손해를 입는 것을 감수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아이반 청 연구원은 테우그룹과 QPIG의 두 차례 디폴트로 중국 국유기업의 외화채 전반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이런 채권을 매입하는 데 더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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