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전망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여파에 대체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애플 경고에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코로나에 따른 경제 피해 우려로 혼조세를 보였고, 뉴욕 유가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애플이 코로나19로 매출 전망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점이 시장에 우려를 부추겼다.

애플은 사업연도 2분기(1~3월) 매출 가이던스(전망)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중국 생산이 차질을 빚고, 수요도 둔화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애플은 새로운 매출 전망의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 지표에서도 나타났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2월 경기기대지수가 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21.0에 크게 못 미쳤다.

ZEW의 아킴 웜바크 대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 무역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공포에 독일 경제심리 지표도 상당히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의 급속한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된 상황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886명으로, 2천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2월 주택시장지수는 74로, 전월 75에서 소폭 하락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 75를 밑돌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4.8에서 12.9로 올라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89포인트(0.56%) 하락한 29,232.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87포인트(0.29%) 내린 3,370.29에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57포인트(0.02%) 오른 9,732.7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영향과 주요 지표 및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월가 대표 기업 애플이 코로나19가 경영에 미칠 파장을 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급부상했다.

애플 주가가 이날 1.8%가량 하락한 가운데,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반도체 기업 등의 주가도 줄줄이 부진했다. 램리서치 주가는 4% 이상 내렸다.

다만 장중 3% 이상 하락했던 애플 주가가 장 후반에는 낙폭을 줄이면서, 나스닥 지수는 강보합세로 반등했다.

최근 강세였던 미국 주택지표도 이날은 예상보다 다소 부진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투자 심리를 북돋우지는 못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0.89% 하락했고, 기술주는 0.35% 내렸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은 0.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애플 발표로 시장이 불안할 수 있지만,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크리스 카소 연구원은 "애플 발표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이번 이슈가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제조 기업들이 전체 생산력을 복구하고 판매망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대부분의 생산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97% 오른 14.7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2bp 내린 1.555%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4bp 하락한 1.410%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7bp 내린 2.006%를 기록했다. 최근 2주 동안 가장 낮고, 장 초반 2%대를 하회하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6.3bp에서 이날 14.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가 실제 글로벌 공급망을 저해하고 있다는 첫 신호가 나와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졌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가이던스를 충족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생산이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춘제 이후에도 상당수 노동자가 직장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완전 생산 가동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10일 이후 중국의 많은 작업장이 재가동했지만, 중국 지방 정부들은 여전히 공장 폐쇄를 주문하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유럽 주식시장과 뉴욕 주가가 하락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개월 물을 하회하는 등 침체 신호도 다시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월가 예상을 상회했다.

주택시장지수는 예상을 하회했지만, 미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냇웨스트 마켓츠 분석가들은 "시장이 더 두려워하는 것은 애플 경고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다른 기업들의 수익 경고가 쇄도할 경우 바이러스 영향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전략가는 "가이던스를 밑돌 것이라는 애플의 발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강력한 성장 엔진에 일시적인 장애물 이상일 수 있다고 미국 기업들이 생각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금값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천600달러 위로 급등했는데, 이는 그만큼 불확실성이 많다는 뜻"이라며"불확실성이 위험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외환은행의 에릭 브레거 외환 전략 대표는 "미 국채와 금과 같은 전통적으로 안전한 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중국 당국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속에 위험자산을 계속 사들인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강조했다.

TD 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 전략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조금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다소 더 비둘기파적으로 되고, 시장은 이런 상황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85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924엔보다 0.067엔(0.0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794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334달러보다 0.00385달러(0.3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60엔을 기록, 전장 119.07엔보다 0.47엔(0.39%)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4% 상승한 99.408을 기록했다.

애플이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가이던스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실질적인 경제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해 엔과 같은 안전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는 엔에는 약세를 보였지만, 대체로는 상승했다.

다른 나라보다 미국 경제가 더 강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달러 인덱스는 4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유지했다.

유로화는 독일 경제지표 부진에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201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08달러대를 내줬다.

유로-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3.7% 내렸는데, 최근 5년 동안 가장 나쁜 흐름이다.

독일의 제조업과 국내총생산(GDP) 지표 부진에 이어 기업 신뢰 지표도 큰 폭 하락해, 유로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더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2월 경기기대지수가 8.7로 전월의 26.7에서 큰 폭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유로존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ING의 페트르 크라파타 수석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지표 부진, ECB 예금금리 인하를 새롭게 반영하고 있는 시장, 매력적인 자금 조달 특성 등은 모두 유로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카타리나 코엔츠 분석가는 "독일 경제신뢰 지수가 떨어졌는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불확실성, 약한 유로존 경제 성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만 지수가 최근 저점은 상회해, 현재로서는 제조업 바닥권 탈출이 지연되지만 무산되지는 않는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의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독일 ZEW 지표 하락이 예상보다 컸다"며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주가 반등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더 큰 정책 대응에 대한 부분적인 희망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지표 부진에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기존 예상보다 더 장기간 완화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늘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올해 첫 회의 의사록에서 "만약 필요하다면 완화적 통화 정책을 추가로 펼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언급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고, 호주 달러에 부담을 줬다.

폰게른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안드레 폰게른 외환 분석 대표는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엄청나게 싼 호주 달러에 분명히 살 만한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호주 경제가 더 큰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베체텔 매니징 디렉터는 "바이러스 문제가 사라지고 전 세계 모든 부양책 영향이 뚜렷해져야만 달러 하락 압력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과 같은 배럴당 52.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상황과 주요 산유국 추가 감산 여부 등을 주시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미칠 것이란 우려로 유가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애플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발표를 내놓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산유국 추가 감산에 대한 의구심이 부상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정례 회동이 당초 예정대로 3월 초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OPEC+가 정례회동을 앞당겨 열고, 하루 평균 60만 배럴 등 추가 감산을 결정할 것이란 기대가 후퇴했다.

다른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우호적이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례회동 조기 개최가 무산되면 추가 감산도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원유 매수 심리가 타격을 받았다.

유가는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이미 충분히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 등으로 차츰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향후 2주간 미국의 기온이 떨어질 것이란 예보도 유가 반등에 도움을 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따른 난방유 수요 부족도 최근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내전 중인 리비아의 생산 차질 등도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감산 불확실성 등으로 불안정한 유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연구원은 "시장의 위험회피 분위기가 다시 강화됐다"면서 "OPEC+도 바이러스에 따른 원유 수요의 감소에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아직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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