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특단대책 주문이 나오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우려가 재부상한 가운데 채권 금리 하락과 함께 코스피가 급락했다.

19일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가시화되면 코스피 하락에 채권 금리가 연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채권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공포에도 빠르게 반등한 만큼 코스피 약세 여부에 따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일 코스피는 33.29포인트(1.48%) 하락한 2,208.88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국고 3년물 19-7호 금리(적색)와 코스피 지수(흑색) 차트>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등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은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각각 위험자산 약세와 안전자산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9bp, 6.2bp 내린 1.271%와 1.560%에 거래됐다.

다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확인하는 데 추가 강세 여부가 달렸다고 평가했다. 3년 국채선물을 비롯한 현물의 지표금리가 기준금리인 1.25%에 도달한 이후에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해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면 채권시장에도 강세를 지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A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기본적으로 위험자산 대 안전자산 구도 속에서 증시는 제일 먼저 경기 상황을 민감하게 반응하고 앞서가는 선행지수다"며 "증시가 고꾸라지기 시작하면 2월 전격 금리인하 기대를 무시할 수 없기에 보험성 매수가 유입되면서 단기 쪽으로 빠질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채권 금리가 기준금리 레벨에 다다르면서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커브 플래트닝과 강세장이 나타났다"며 "주요한 요인은 경기 우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새 급반등한 주식시장 강세는 지난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 발언을 한 배경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 총재가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주식시장이 약세로 전환하면 금리 인하에 매파적인 입장이 다소 완화할 수 있는 셈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이주열 총재 발언처럼 아직 경기 지표 훼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반등세를 유지한다면 시장 심리(센티멘트)가 섣불리 기준금리 인하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코스피가 2,200선을 지지하는 모습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시장 약세가 이어지면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주식이 하락하면 채권시장 심리에 강세로 작용한다"며 "주식을 팔면 단기 유동성이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 자금시장으로 들어와 수급상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B 채권 운용역은 "지난주 매파적인 총재 발언에도 금리 상승이 제한적이었던 데는 코로나19 불확실성도 있지만 시장에 자금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 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MMF의 잔고는 전일 146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의 잔액도 120조 원으로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대 규모다.



<MMF추이, 인포맥스 화면번호 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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