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11년간 미국 강세장을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이 올해 들어선 7년래 가장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BC는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현재 속도를 유지하면 주가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18일(현지시각) 이같이 전했다.

투자기관 얼라이언스번스타인(AB)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137억달러였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1월 기준으로 가장 작은 규모다.

1월에 자사주 매입이 부진했지만 나스닥종합지수는 2% 가까이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자사주 매입량이 감소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우려 요인이라고 CNBC는 덧붙였다.

AB의 마크 다이버 전략가는 "이것이 자사주 매입의 대폭 감소를 가리키는 신호라면 그간 증시가 기업의 자사주 매입에 얼마나 많이 기대왔는지 고려했을 때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그렇게까지는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2월 들어서는 지난 14일까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 규모가 340억달러로 늘어나 1월보다는 개선된 심리를 반영했다.

다이버는 일부 기업이 자사주 매입 발표를 2월로 미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다시 매입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사주를 매입하려는 기업들은 매입 시점을 잴 때 더 신중해지고 있다"며 "원하는 진입 시점이 올 때까지 매입을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1년간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7천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018년의 1조달러와 비교하면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1조달러는 2017년 시행된 감세안 때문에 미국으로 송환된 해외 자금이 유입된 결과이기도 하다.

한편 자사주 매입의 효과에 대해 월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심리가 약해질 수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월례 조사에 따르면 42%의 응답자는 기업이 대차대조표를 개선하는 데 잉여 자금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본 지출에 쓰이길 바라는 응답도 40%에 이르렀다. 반면 자사주 매입이 좋다는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실제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S&P500 지수는 연간 약 7% 하락했으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자사주 매입액이 전년보다 3천억달러나 줄었지만, 지수는 30% 가까이 뛰기도 했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