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이 설립한 블룸버그 LP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선거 캠프는 이날 블룸버그가 대통령이 되면 신탁 회사에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의 매각을 백지 위임할 것이며 매각대금은 블룸버그 자선재단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블룸버그가 유일하게 내건 조건은 회사를 해외기업이나 사모펀드에는 매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블룸버그는 자신의 회사를 백지 신탁에 맡기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우리가 죽기 때문에 그 전에 그것을 해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BI는 이와 관련해 월가 전문가들과 블룸버그를 인수할 수 있는 후보군에 대해 논의해 본 결과 MS가 유력하게 떠올랐다고 전했다.

BI는 "뉴욕과 런던의 시장 참가자들로부터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MS의 이름이 계속 거론됐다"며 "은행가와 트레이더, 산업 컨설턴트 모두 MS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MS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블룸버그가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40년간 축적한 금융서비스 데이터는 금융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MS가 제공하는 데 요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누클러스 리서치의 대니얼 엘만 분석가는 "블룸버그는 방대한 이용자 군을 기반으로 탁월한 금융정보를 축적하고 있다"며 "MS가 인수한다면 그 이용자 기반과 고객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만은 "블룸버그의 데이터와 고객은 MS의 기업 분석 서비스 '파워 BI'와 고객 관계 관리에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런던 기반의 투자은행 분석가도 "MS는 또한 블룸버그 상품 일부의 기능을 개선할 기술적 능력도 보유했다"며 "MS는 블룸버그를 무리 없이 삼키고 군살과 지방을 빼 현재 세기에 걸맞은 디스플레이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블룸버그를 인수한다면 뉴스 사업 부문은 따로 분사돼 매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엘만은 덧붙였다.

그는 "MS는 지난 1996년 NBC와 손을 잡고 MSNBC를 만든 경험이 있지만 2005년에 TV 부문, 2012년엔 온라인 뉴스 부문의 지분을 모두 팔았다"며 "MS는 뉴스 사업은 피하고 싶어하는 만큼 블룸버그를 인수하면 뉴스는 떼어내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MS가 뉴스 부문을 꺼리는 데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무어인사이츠&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선임 분석가는 최근 아마존이 1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 MS에 밀려난 배경엔 워싱턴포스트(WP)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WP를 소유한 점을 두고 반목했는데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무어헤드는 "아마존 및 WP와 트럼프 사이의 정치적 논쟁을 고려할 때 MS는 뉴스 부문에 가장 덜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16년 포브스지는 비상장기업인 블룸버그의 기업가치를 540억달러로 평가한 바 있다. 최근엔 월가에서 블룸버그의 가치를 최대 7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하는 흐름이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MS는 현재 1천3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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