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해로 83세를 맞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현대차는 1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내달 19일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회부할 안건을 논의한 결과,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달 16일로 종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미등기임원과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정 회장은 품질경영과 적극적인 해외 진출 등을 모색하며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5위로 키워냈다.

다만, 2018년부터는 경영 활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 자리를 현재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최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승계 작업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사업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사업 구조를 완전히 탈바꿈하겠다고 공언하며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날 현대차 이사회에서는 사업목적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허브(모빌리티 환승거점)를 연계한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개인용비행체(PAV) 부문의 사업 확장을 위해 완성차 업체로선 최초로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자 재경본부장인 김상현 전무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추진과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며 "이미 현대차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CFO를 등기이사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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