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화웨이(華爲)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는 반면,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애플과 화웨이는 스마트폰 중국 생산과 판매 비중이 높지만 삼성전자는 베트남이에 주요 생산기지를 두고 있고 중국 내 판매 비중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역시 중국산 부품 수급과 제조자개발생산(ODM)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의 지난해 3분기 모바일 기기(HHP) 생산실적은 2억5천581만대로 한국 구미와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스마트폰은 베트남과 인도에서 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인건비 상승과 중국시장 점유율 하락 등에 따라 2018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정리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3년 20%로 1위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2016년 4.9%, 2017년 2.1%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가 2018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이 1%마저 넘기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惠州)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탈(脫) 중국에 나선 데 따라 이번 코로나19 확산에도 스마트폰 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상태다.

반면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는 생산과 판매 모두 중국 비중이 커 큰 폭의 수익성 악화가 전망된다.

애플은 올해 두 번째 회계분기(1~3월) 매출 가이던스(전망)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밝혔다.

애플은 해당 분기의 매출이 630억~6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새로운 매출 전망의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애플은 앞서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여행 제한 조치 등을 내리자 중국 내 42개 매장을 전면 폐쇄한 바 있다.

중국의 춘제 연휴가 끝난 후 애플은 지난 15일부터 일부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했으며, 코로나로 폐쇄됐던 애플의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의 중국 공장도 생산을 재개했다.

그러나 공장 인력의 일부만이 업무에 복귀하는 등 업무 재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 중 약 60%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 역시 울상이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자국민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올해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을 해왔다.

그러나 1분기 중국 내 생산 및 판매 부진 현상이 가시화하면 화웨이의 이런 공격적인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애플이나 화웨이보다 유리한 입지에 있다며,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안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휴대폰 생산라인을 완전히 철수해 공급 측면에서의 위험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역시 중국산 스마트폰 부품 수급이나 ODM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제조 기지는 베트남과 인도가 중심이지만, 협력업체 부품 생산은 중국에서 일부 이뤄지는 것으로 알라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가 줄며 스마트폰 생산업체에 납품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확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유리하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을 경우 모든 업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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