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국내 영화관 운영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 동안 국내 영화 관람객과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증권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올해 1분기 업계 실적에 미치는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월 20일부터 전날까지 한 달간 국내 영화 관람객은 총 1천362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33%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관람객은 2천538만명이었다.

매출액도 대폭 감소했다.

올해 같은 기간 국내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1천153억원으로, 전년 2천171억원에 비해 46.89% 줄었다.

이 기간은 극장가의 전통적 대목인 설 명절을 포함하고 있어 업계로선 더욱 뼈 아픈 수치다.

성수기인 설 연휴에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음에도 국내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설 연휴(1월 24~27일) 관객 수는 495만명으로 작년 설 연휴(2월 15~18일) 때인 488만명보다 많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점차 관객수는 줄고 있다.

최근 하루 관람객 수는 20만명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관람객으로 꽉 차 있던 저녁 시간대에도 만석인 영화관을 찾기 어렵다"며 "영화관에 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 대책을 강구해놓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 CGV는 중국 사업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CJ CGV는 지난 24일부터 중국의 모든 극장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기세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영업 허가 시점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CJ CGV 중국법인은 2018년 말 기준 전체 매출액의 17.9%, 영업이익의 23.6%를 차지하는 등 실적 기여도가 큰 해외지사다.

롯데컬처웍스의 경우, 중국 매출은 국내 매출의 5% 미만에 그쳐 중국 영업 중단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메가박스는 중국 사업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올 1분기 영화업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CJ CGV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국내와 중국 지역 합산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에서 7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타 국가 사업의 성장이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매출 타격에도 불구, 임차료 및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1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CJ CGV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의 구체적인 영향 정도는 지속 기간과 확산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중국 법인의 영업 중단으로 올해 수익성은 작년 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적자 규모 확대와 추가적인 재무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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