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개월 만에 111엔대 회복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달러-엔 환율이 갑자기 111엔대로 급등(엔화 가치 하락)하자 시장에서도 그 원인을 두고 분분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9일 뉴욕시장에서 한때 111.591엔까지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이 111엔대를 회복한 것은 작년 5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경기 부양 기대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위험 선호가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다른 요인도 거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 매도세가 산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부터다. 109.90엔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던 달러-엔 환율은 110엔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110엔대 근처에는 통화옵션 거래와 관련되는 손절매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행사를 노린 움직임이 나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손절매가 일단락되고도 엔화 매도세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은 19일 저녁 유럽 거래 시간대에도 변하지 않았다.

신문은 이렇다 할 새로운 매도 재료가 없었던 시점이어서 시장에서는 "왜 엔화 매도가 계속되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런던 소재 헤지펀드 제니퍼스캐피털 관계자는 재무성 통계에서 대외투자가 확대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국내 연금이나 생명보험사가 환위험을 감수해 엔화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지난 2~8일 대내외 증권매매 계약 상황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중장기 채권을 1조6천338억 엔 어치 순매수했다.

제니퍼스 관계자는 "환헤지 비용의 고공행진으로 (환)위험을 취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일본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관광청에 따르면 작년 방일 외국인의 여행 소비액은 4조8천100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엔화 매도 요인인) 대미증권투자, 대외직접투자에 맞서는 엔화 매수·외화 매도 요인으로 엔화 가치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감염 확대로 외환시장에서는 인바운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문은 이와 같은 엔화 불안 요인을 봤을 때 유럽과 미국 투기세력들이 엔화에서 눈을 돌린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비세율 인상의 영항을 받고있는 일본 경제에 신종 코로나 확산은 추가 부담이 된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일본 경제가 작년 10~12월에 이어 올해 1~3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부양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여기에 불안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수준으로 부푼 국가·지방 채무 잔액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부풀어 오른 정부의 부채가 안전 통화인 엔화의 신뢰도를 흔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엔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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