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3자 연대를 구축하고 조원태 회장에 맞서 경영권 싸움에 뛰어든 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 실패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심각하게 악화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대표는 20일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면서 "총체적인 경영 실패로 부채비율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2019년 대한항공의 누적 순손실이 1조7천411억원에 이른다고 꼬집고, "글로벌 항공사들이 조단위 흑자를 거둔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2017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리막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코스피200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91.3%인 반면 대한항공은 861.9%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거론하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260%대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대한항공의 경쟁력은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부채비율이 높은 것이 항공업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게지만, 글로벌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거의 무차입 경영을 하는 곳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종자본증권까지 합산할 경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천600%대로 뛰게 된다"며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있지만 신종자본증권은 고금리 차입금으로 보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차 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스텝업 조항이 붙어 있는 만큼 결국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모두 갚아야 하는 돈이다"라며 "이자비용만 연간 5천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했다.

강 대표는 그간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게 대한항공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10%씩 변할 경우 6천700억원가량의 손익이 왔다 갔다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유가에 대한 헤지가 가능한 에쓰오일 지분을 팔고 업황을 공유하는 한진해운에 돈을 쓴 것도 문제였다"라며 경영 의사결정의 실패를 지적했다.

그는 "결국 한진해운에 문제가 생기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조달 비용이 오른 게 지금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진그룹은 지난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에 대해서는 "감가상각 방법을 변경한 것과 정비순환부품을 비유동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만들어진 실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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