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2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01.90원까지 오르며 전일보다 12원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0월 4일 장중 고점인 1,203.00원 이후 4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국내 확진자 급증에 위험회피 심리 강화 + 위안화 약세

이날 국내 금융시장 개장 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화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3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국내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급증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경감하는 모습이지만, 국내에서는 확진자 전일부터 급속히 늘어나며 경계 심리가 커졌다.

일본에서도 확진자 2명이 사망하면서 닛케이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코로나19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국내 확진자 수 급증으로 혼란한 가운데 거래실수(딜미스)까지 겹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후 달러-원은 시초가를 1,193.00원에 형성한 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12시 23분 무렵 1,200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중국 경기부양책 기대에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확진자 급증 소식에 매물이 출회하며 하락 전환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0.6%가량 하락한 2,196.62로 2,2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약 0.6%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8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210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中 대출우대금리 인하에 위안화 약세

또한, 이날은 중국 인민은행이 추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위안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인민은행은 1년과 5년 만기 LPR을 각각 10bp와 5bp 인하한 4.05%와 4.75%에 고시했다.

이에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0위안대 지지선을 뚫고 빠르게 상승해 점심 무렵에는 7.04위안대에 일시적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밤 달러-엔 환율이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1.591엔까지 급등하는 등 전통적인 안전통화로 여겨졌던 엔화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 통화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확진자 수 증가로 달러-원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시각도 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확진자 수 증가로 불안감이 확대됐다"며 "그 와중에 달러-위안도 지지선을 뚫고 가파르게 오르면서 불안이 증폭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200원 돌파 후 당국 눈치를 보면서 다시 1,200원대 아래로 내려간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고점인 1,201.90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폭을 축소하며 1,197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딜러들은 아직 당국 개입은 나오지 않은 모습이라며 아시아 통화 흐름에 연동한 만큼 당국이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모든 통화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 와중에 장이 얇은 점심때 달러-원이 과하게 튀었던 만큼 당국이 개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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