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와 3자 연대를 구축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5% 이상을 추가로 매입하며 '조원태 체제'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5.02%(297만2천217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3.30%까지 늘렸다고 2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조현아 연합군이 보유한 총 지분율도 기존 32.06%(의결권 유효 기준 31.98%)에서 37.08%로 확대됐다.

최근 한진칼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반도건설은 이번 지분 매입에만 1천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초 4% 안팎에서 지분 확대를 추진했을 것으로 봤던 업계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내달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는 이미 폐쇄된 만큼, 반도건설이 이번에 취득한 지분은 의결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날 오전 강성부 KCGI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전을 본격화한 데 더해, 오후에는 반도건설의 추가 지분 매입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긴장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강성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에는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3자 연대의 주주들은 절대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3자 연대 측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공시 이슈가 있어 언급하기 어렵다"며 "다만, KCGI가 산 것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공시를 통해 3자 연대 중 지분 매입에 나선 주체는 반도건설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향후 KCGI까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KCGI는 최근 1천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CGI까지 지분 매입에 동참할 경우 3자 연대가 보유한 지분은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2%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것을 고려하면 3자 연대 측의 지분율은 40% 초중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서 밀리더라도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6.52%의 지분을 가진 조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대한항공 사우회 및 자가보험(3.8%)을 고려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총 36.25%다.

최근 지분을 2% 수준까지 늘린 카카오를 우호지분으로 합산하더라도 조 회장 측의 지분은 38.25% 수준이다.

강 대표는 간담회에서 "대세는 이미 (3자 연대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본다"며 "지분율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임시 주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다"고도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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