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진그룹이 이날 오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주주연합이 연 기자간담회를 두고 "비전과 알맹이가 없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현아 주주연합의 이날 간담회는 기존에 제시했던 전략의 재탕일 뿐이다"며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어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조현아 주주연합의 주장은 시장과 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이사의 자격과 관련한 조항을 신설한 것도 향후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위한 밑그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한 뒤 대표이사를 선임한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조현아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에 대해서만 명시하고 있다"며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으며,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현아 주주연합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들도 전문성과 독립성, 다양성 등의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도 내놨다.

대한항공은 "김신배 후보의 경우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라며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을 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함철호 후보의 경우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한진칼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을 경우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구본주 후보의 경우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있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향후 반도건설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려워 '독립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한항공은 "여은정 후보의 경우 조현아 주주연합에서 여성 후보이자 금융 전문가로서의 부분을 부각하고 있지만, 현 신성환 사외이사보다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다"며 "신 이사의 경우 한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로, 중복되는 인사를 추천한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한진해운을 언급하며 공격에 나선 점도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사태는 유관산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경영진이 경영을 맡아 상황을 오판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례다"며 "한진해운은 금융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지만 단기 유동성 확보 등 근시안적 조치에만 몰두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성부 대표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지적한 부채비율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은 "항공산업의 특성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019년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조 회장이 추진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에 기인했다"고 전했다.

이를 경영실패로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대한항공의 일관된 입장이다.

그러면서 "최근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진 이유는 리스회계기준 변경과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2017년부터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통화스왑(CRS)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위한 조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단기 성과를 바라보는 투기 세력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게 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과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대한항공은 "오히려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원태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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