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 속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공사 등 공사채 '빅 이슈어'들이 올해 대규모 발행에 나선다.

공사채 공급 증가로 가격 하락이 우려되나 발행 스케줄을 잘 잡는다면 투자 수요가 적절히 배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들은 대부분 차환 물량 이상을 발행하겠다는 분위기다.

LH는 올해 공사채를 4조~5조원 정도 발행할 계획으로, 발행규모가 작년(7천497억원)보다 6배 이상 늘어나며 순발행 전환할 전망이다.

용지보상채권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LH 관계자는 "올해부터 3기 신도시 착공 등 정책사업물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발행을 늘릴 예정"이라며 "해외채는 차환용으로 6천억원 정도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사업 인허가가 발생하면 주택도시기금에서 LH로 출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LH 자본금이 40조원으로 증액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6조5천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나 올해 만기 규모가 3조8천8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조1천억원 순증인 셈이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3년까지 송배전설비 건설에 42조원, 연간 8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채 중심으로 발행하되 투자수요가 많은 그린본드는 기존 발행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장단기 구성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한화증권 연구원은 "금리만 보면 커브가 플래트닝돼 장기물을 늘리는 게 유리하겠지만 커브보다는 사업기간에 맞춰 발행만기를 짤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올해 4조6천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으로, 올해 만기 물량인 3조5천800억원을 웃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지원이 반영되지 않은 규모라 향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도로공사는 차환규모(2조4천600억원)보다 많은 3조5천억원어치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경우 2조2천700억원으로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았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신규 사업이 없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액 원화채로 발행할 계획이며 시장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간을 구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사채에 더해 국채, 주택저당채권(MBS)도 발행 증가가 예정돼 있어 공급 압박이 큰데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발행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총선이 있었던 2012년의 경우 발행시기가 상반기로 집중된 바 있다"며 "공공사업 확대의 정책 효과를 내려면 최대한 빨리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행이 상반기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입찰 스케줄을 조정해 잘 구성한다면 발행처와 수요자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민정 연구원은 "분기별로 국채 발행이 있으니 공사채 입찰을 겹치지 않게 하면 은행이나 장기투자기관에서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hj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