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출시한 갤럭시 Z플립의 첫 느낌은 작고 가볍다는 것이었다.

파우더 콤팩트나 지갑을 손에 쥔 느낌으로, 실제 파우더 콤팩트와 비교해보니 크기가 엇비슷했다.

이 제품의 이름을 첫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따서 갤럭시 폴드2라고 하지 않고, 플립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갤럭시 Z플립은 '접는다'는 면에서 폴드와 공통점이 있지만 또 많은 면에서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휴대성이다.

갤럭시 Z플립은 183g으로 폴드(263g)보다 80g 가볍고, 접으면 가로 7.4cm, 세로 8.7cm로 바지 주머니나 가방에 쏙 들어간다.

접었을 때도 일반 스마트폰과 크기가 비슷했던 폴드와 다른 점이다.

다만 두께가 최대 17.3mm로 최대 17.1mm인 폴드와 비슷해서 두툼한 감이 있다.

겨울 코트 주머니에 넣는 것은 무난하겠지만, 여름옷 주머니에 무리 없이 넣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폴드가 업무용 수첩 같은 모양새였다면, Z플립은 파우더 콤팩트나 반지갑 같은 느낌이었다.

전작에서 채우지 못한 이른바 '감성'을 Z플립에서 강화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폴드는 또 접었을 때 힌지 부분으로 반대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틈이 넓었다.

Z플립은 힌지 부분에 틈이 거의 없도록 견고하게 개선됐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폴드가 세로축으로 접히지만, Z플립은 가로축으로 접혀 과거 플립폰의 레트로풍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색상도 미러 퍼플과 미러 블랙으로 출시돼, 코스모스 블랙과 스페이스 실버로 나왔던 폴드보다 다채로워졌다.







펼치면 폴드와의 차이가 더 크게 다가왔다.

Z플립은 과거의 플립폰처럼 한 손으로 여는 다소 버거운 편이며, 닫을 때도 달칵하고 닫히는 느낌이 없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고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하이드어웨이'를 사용했기 때문인데,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폴드는 펼쳤을 때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태블릿에 가까워 보였는데, Z플립은 이제껏 써온 스마트폰 중 가장 길쭉해 보였다.

폴더블폰 최초로 초박막유리를 씌운 덕인지 디스플레이 표면이 매끄러웠고 눌렀을 때 물렁한 느낌도 많이 개선됐다.

접히는 부분의 주름은 여전했지만 주름 형태가 좀 더 곧고 덜 거슬렸고, 일단 화면을 켜면 주름이 거의 의식되지 않았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날짜와 시간, 배터리를 표시하는데 전원·빅스비 버튼을 두 번 누르면 화면을 닫은 채로 셀피를 찍을 수 있다.

다만 화면을 닫아도 커버 디스플레이에 앱이 연결되던 폴드와 달리, 화면을 닫을 경우 앱이 종료되는 점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갈릴 듯했다.

디스플레이는 영화관 스크린에 가장 가까운 21.9:9 비율을 적용해 영화를 틀면 화면이 가득 찼다.

일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아래위로 검은 띠가 생기지만 Z플립은 가득 채워서 볼 수 있어 몰입감이 높았다.

반면 대부분 16대 9 화면비를 적용한 유튜브를 볼 때는 양옆에 검은 띠가 생기는 점은 아쉬웠다.







반쯤 접었을 때는 Z플립만의 특화된 UI가 제공된다.

접는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삼성전자가 고심한 흔적이 감지되는 부분이다.

Z플립을 펼친 채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화면이 디스플레이에 꽉 차지만 반쯤 접으면 절반은 화면, 절반은 컨트롤 패드가 나온다.

고정하려면 거치대가 따로 필요한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독립적으로도 흔들림 없이 고정해 영상이나 사진을 찍거나,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을 이용해 위쪽 화면으로는 유튜브를 보면서 아래쪽 화면으로는 웹서핑이나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은 중간에 전화나 문자가 와도 게임을 끊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함을 느낄 듯 싶었다.

이런 다양한 사용성은 삼성전자에 숙제를 남길 것으로도 보였다.

사용자가 화면을 분할해서 사용하고 싶어하도록 하려면, 위아래 화면을 모두 채울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Z플립과 갤럭시 S20을 발표하면서 구글,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해 영상, 게임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고민의 연장선에 있는 듯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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