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마트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Boots)' 사업을 접는다.

지난해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에 이어 부츠까지 철수하기로 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영국의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와 맺은 파트너십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하고 현재 남아있는 11개 부츠 매장을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7년 영국 부츠의 독점적 운영권을 확보해 한국 체인점 사업을 시작할 당시 5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3년 경과 시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올해 계약을 끝내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당초 이마트는 부츠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거쳐 영업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갈 예정이었으나,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접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마트는 2012년 드러그스토어 '분스'로 시작한 H&B사업에서 8년 만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다.

이마트는 2018년 하반기까지 서울, 수도권과 지방에 20여 개 점포를 새로 내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H&B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 1위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등에 비해 적은 점포와 낮은 인지도, 치열한 경쟁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임대료가 비싼 상권에 대형 점포 위주로 출점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는 연간 900억원가량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효율 점포 영업을 종료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부츠 매장은 2018년 34개에서 지난해 말 15개까지 줄었고, 현재는 11개 매장만 남아있다.

전문점 구조조정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이마트는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낸 뒤 4분기에도 1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캐시카우인 대형마트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전문점 사업을 이대로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강희석 대표가 지난해 10월 취임 후 가장 먼저 전문점 사업에 칼을 들이댄 것도 같은 이유로, 외형보다는 수익이 중요하다는 전사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이마트는 부츠 폐점 등으로 경비를 줄이고 기존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장을 강화하는 등 점포 리뉴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부츠와 삐에로쑈핑은 접었지만 노브랜드, 센텐스, 일렉트로마트 등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의 상품과 브랜드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문점은 하나의 테스트 차원이었지만 지금은 수익 중심 경영 효율화 기조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 나갈 시점"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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