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1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가운데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원 환율도 다시 1,2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01.90원까지 오르며 1,200원대 진입을 시도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호가가 얇은 점심 장 중 변동성이 커졌고, 이후 달러-원 환율은 다시 1,200원 아래로 상승폭을 되돌렸다.

환시 참가자들은 전일 장중 달러-원이 1,200원대에 진입하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이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 약세 등의 분위기에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1,200원을 넘어서면서 이렇다 할 당국의 개입은 나오지 않았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95원이 당국 경계 레벨이라고 봤는데 1,200원을 내주다 보니 시장의 롱 베팅이 심화했다"며 "당국이 강하게 물량을 내지 않아 시장에서도 상단을 더 열어둘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역외 롱 심리가 강화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환시 참가자들은 일본 엔화마저 안전통화의 지위를 박탈당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발 아시아 경기 침체 우려에 관련 통화가 다 약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달러 강세로 인한 아시아 통화 약세 흐름에 달러-원이 연동하는 만큼 당국의 개입 레벨은 이전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엔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달러가 유일한 안전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엔 국내 코로나 뉴스에 집중하다 보니 달러-위안이 달러-원을 따라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아시아통화 강세에 당국도 일단 지켜보는 것 같다"며 "개입이 나와도 1,210원은 넘어야 할 것 같은데 쏠림 경고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네고물량 등이 얼마나 더 상단을 막아줄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 통화의 약세 압력이 커질수록 공격적인 역외 롱플레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미 1,198원 이상 레벨에서 개인, 기업 할 것 없이 네고 물량이 많이 나왔다"며 "쉽사리 레벨이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아직 덜 판 곳에서 래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엔 상승세를 막을 수 없겠지만, 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속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 딜러도 "업체가 오퍼를 내주면서 상승 속도가 제한되고 상단이 막히는데 업체가 다 빠지면 당국 물량을 제외하고 오퍼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이 얇아지면 장이 위로 더 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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