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의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한 주 앞두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로 인한 1분기 경기 위축을 고려할 때 한은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11월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당시에는 미·중 1차 무역 합의로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등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타났지만, 이달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이번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1%에서 -0.3%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영향이 작지 않다"며 "지난 4분기 성장률이 1.2%로 높아 기저효과로 인한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이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모두 기존 전망보다 후퇴하면서 하향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연간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1%로 0.1%P 내렸다.

지난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코로나19 영향과 금리 인하 판단 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작금의 상황은 추가적인 경기지표 훼손 확인이 필요한 상황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주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하를 두고 사스와 메르스 등과 비교하면서 선을 그었지만, 그 이후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태"라며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1~3월 등 1분기 지표가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주 들어 확진자 수가 계속해 늘어나면서 전일 오후 4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수는 총 104명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더이상 지난 1월 금통위에서 판단한 경기 시나리오는 유효하지 않다"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2%P, 물가 전망치를 0.1%P 각각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면 향후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 기대감은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수정경제전망의 하향 조정 폭이 크다면 추가 강세 여지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백 연구원은 "한은이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한다면 기준금리 동결에도 기자회견에서는 정책적 여력이 남아있다는 부분을 어필할 것"이라며 "반대로 성장률 1%대 하향을 가정한다면 시장은 한 차례 금리 인하 이상을 반영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현재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온 만큼 추가 강세 여지는 제한되겠지만 수정경제전망 하향 조정 폭이 크다면 추가 강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들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는 등 국내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디스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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