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국인들이 사상 최고액 수준으로 달러 선물을 사들이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 지수가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인 99.910까지 오르며 100에 육박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달러-원 상승 쪽으로 방향성 트레이딩을 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통화선물시장에서 6만3천538 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고 미결제약정은 전 거래일 대비 6천600계약가량 증가했다.

2007∼2008년 금융 위기 당시보다 더 많은 달러 선물을 사들이면서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 심리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는만큼 달러-원 현물환 시장에서도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달러인덱스와 함께 달러-위안(CNH) 환율도 7위안을 웃돌며 주요 '빅 피겨(큰 자릿수)'를 대부분 상향 돌파해 달러-원 환율도 1,200원대에서 새로운 저항선을 찾아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졌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방향성 매매를 많이 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달러-원이 일방적 상승 모드였으니 그에 따라 외국인들이 계속 매수했다"며 "누적 미결제약정도 살펴보면 3월물의 경우 약 77만계약에서 전일 대비 6천600계약 정도 늘었는데 달러 방향을 더 위쪽으로 열어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달러 선물의 경우 손바뀜이 자주 있어 상승에 일방적으로 베팅한 후 상단이 막히면 적극적으로 매물을 낼 수 있다"며 "현재 달러-원을 위에서 막아줄 특정 주체는 당국 외에 쉽게 찾아보기 힘드니 고점이 얼마나 제어될지 확인한 후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면 본격적으로 매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달러 선물 매매 동향에 주목하면서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경계가 나타나지 않으면 전방위 '달러 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연고점 1,223원을 목표로 당분간 1,200원대에서 상단이 열린 채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 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들이 달러 선물 6만3천 계약을 사들였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숫자"라며 "관련 물량이 달러-원 하단을 더 받쳤고 계속 롱 뷰를 유지하면서 1,220원대까지 상단 전망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단에서 당국 개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으나 현재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보다 재료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달러인덱스가 100을 웃돌면 한 차례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겠으나 달러-원이 어제 1,200원대로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상단 여지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글로벌 슈퍼 달러 강세 상황"이라며 "예상보다 너무 1,200원대를 쉽게 내준 상황이라 당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역내외 달러 사재기가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