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듀레이션이 가장 긴 국고채 50년물에 외국인 수요가 유입돼 눈길을 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럽계 보험사를 매수 주체로 추정했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4일 진행된 국고채 50년물(국고 02000-6809) 경쟁입찰에서 130억 원을 받아 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고 50년물을 매수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과 9월 실시된 50년물 입찰에서 각각 280억 원과 100억 원을 받아 간 데 이어 이번에 다시 50년물을 사들였다. 최근 3년간 이외 다른 국고채 50년물 매수 거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매수 주체로는 외국계 보험사가 지목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구체적으로 유럽계 보험사를 언급했다.

입찰 물량이 급증했지만, 보험사 수요에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가세하면서 무리 없이 소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4일 50년물 입찰 물량은 7천320억 원으로, 작년 12월(3천200억 원)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입찰에는 총 9천440억 원이 참여했고, 낙찰금리는 1.630%에서 형성됐다.

스트립 채권에 대한 선호도 지속하면서 50년물 수요의 큰 비중을 담당했다.

보험 및 연기금은 지난 14일 입찰에서 국고 18-8호 원금 스트립채권을 2천300억 원 받아 갔다.

스트립은 투자자가 국고채 매입 시 갖게 되는 현금 흐름 중 이자(C-STRIPs)와 원금 부분(P-STRIPs)을 따로 떼어 낸 채권을 말한다.

이중 원금채권은 듀레이션이 가장 길기 때문에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려는 보험사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단 가계산 분석(화면번호:4805)에 따르면 50년물(18-8호) 스트립 원금의 수정 듀레이션은 47.83년으로, 스트립을 하지 않은 50년물 18-8호(32.08년)보다 길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작년 말부터 외국인 엔드유저(최종수요자)들이 초장기 국고채를 찾는다는 말들이 들렸다"며 "안정적이고 금리도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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