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달러-엔 환율이 112엔을 돌파하는 등 최근 들어 빠르게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를 시장이 장기 충격으로 보고 있다는 점과 그에 따른 일본의 경기 침체 우려, 고금리를 추구하는 일본 투자자들의 이탈 등이 결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ING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강달러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엔화가 시장의 매도 공격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장기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경제 전망이 빠르게 악화하는 점과 고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매수까지 맞물린 것으로 해석했다.



◇ 코로나 공포…단기 아니다! 장기 충격 고려해야

중국발 코로나19 공포는 일본과 한국에서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1천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한국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국내 확진자 수는 156명으로 늘어났고, 일본에서도 크루즈선 확진자를 포함해 누적 확진자가 700명 이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로 코로나가 언제든 급격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NG는 코로나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이었으나 시장이 이번 충격을 단기에서 장기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의 대리 통화인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가 엔화와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는 점을 이러한 근거로 풀이했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모두 중국 경제에 대한 익스포저가 크다.

ING는 시장이 단기적인 위험에서 중국의 장기적 경제 충격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일본 경제, 나쁜 정도가 아니라 빠르게 추락

엔화 약세는 일본 내부의 경제적 상황과도 맞닿아있다.

일본의 작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6.3%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돈 것이다. 만약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일본 경제는 또다시 기술적 침체에 빠지게 된다.

ING는 코로나 영향으로 1분기 일본 GDP도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시점에서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ING는 올해 일본의 GDP 성장률을 -1.1%로 예상했다.

일본의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은행(BOJ)이 추가 부양책을 꺼내 들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될 전망이다.

ING는 시장이 BOJ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BOJ의 총탄이 부족한 상황이라 정책 대응에 나서기 어려워 보이지만 시장의 완화 기대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더 높은 금리 찾아…일본서 대거 자금 이탈

일본 투자자들의 이탈도 엔화 약세에 일조하고 있다.

ING는 3월 말인 일본 회계연도 마감 시점이 다가오면서 일본 투자펀드들의 포지션이 해외채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매입 주간 지표에서 실제 이런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다.

ING는 일본의 금리는 상당히 덜 매력적이라며 일본 펀드들이 고금리 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은 이 같은 변화가 일본 기금들의 엔화 매도, 해외 통화 매입 흐름을 촉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매입 추세>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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