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세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엔화 가치가 갑자기 급락하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엔화는 '안전통화'로서 경제에 부정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재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가 해당 요인들을 세 꼭지에 걸쳐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갑자기 급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미 취약한 일본 경제를 더욱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와 같은 일본 상황을 볼 때 엔화가 더는 안전통화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마저 언급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2.223엔까지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이 112엔대를 회복한 것은 작년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한다.

달러-엔 환율은 19~20일 이틀간 무려 2% 급등(엔화 가치 급락)했다. 환율은 작년 역대급으로 낮은 변동률 보였으나 최근 들어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 엔화'가 갑자기 급변동하자 시장 참가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외환시장에서 '일본 매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엔화 가치가 이처럼 갑자기 수직 낙하한 데에는 일본 경제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내각부는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와 비교해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본다면(연율 환산) 6.3% 감소에 해당한다.

문제는 일본 경제가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관광 분야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큰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환시장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일본 여행)와 관련한 엔화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같은 엔화 불안 요인으로 미국과 유럽의 투기 세력이 엔화에서 눈을 돌려도 이상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를 지지하는 큰 축인 내수는 소비세 인상에 이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냇웨스트마켓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일본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엔화 매도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엔화에 추가적인 짐이 됐다.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지금까지 일본 경제가 노력해왔지만, 드디어 항복의 시기가 왔다'는 비관론에 마주할 기회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아베노믹스 종언 우려' 등을 거론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도시마 대표는 "엔화를 더는 안전통화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견해가 빠르게 시장에서 확산 중"이라며 "시장 심리에 의한 엔화 매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가 '안전통화'에서 '위험통화'로 변질됐다는 얘기다.

그는 도쿄 올림픽이 개최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서구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가 예상대로 악화 일로를 걸으면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엔화를 지속해서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엔 환율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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